[우리말바루기] 715. '축제'는 '잔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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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식으로는 '기우제' '추모제' 등처럼 '제(祭)'가 제사를 뜻하므로 '축제(祝祭)'는 '축하하는 제사'가 돼 몹시 어색하다. 유독 일본에서만 '제(祭)'가 잔치라는 뜻으로 쓰이고, '축제'란 단어를 만들어 사용해 왔다.

이 '축제'가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지금은 흔히 쓰이고 있다. '~축제'뿐 아니라 '문화제' '영화제' 등 '-제'가 붙은 말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예부터 써 온 단어는 '축제'가 아니라 '축전(祝典)'이다.

'축전'이 어색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브람스의 '대학 축전 서곡'은 전혀 어색하지 않다. '부산 과학 축전' 등 현재도 '축전'이 쓰이고 있기도 하다. 북한에서는 '아리랑 축전'처럼 '축전'이란 말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축제'가 입에 배 '축전'은 아무래도 어색하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순 우리말인 '잔치'를 사용해 '개막 잔치' '영화 잔치'로 부르면 어떤가. '대축제'는 '큰잔치'라 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지난 기사는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홈페이지 (https://www.joongang.co.kr/korean/)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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