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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그룹이 공개한 탐사 영상은 15년 전 영상? 도용 의혹 나와

중앙일보

입력

신일그룹이 지난 15일 오전 9시 50분께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지난달 17일 밝혔다. [연합뉴스]

신일그룹이 지난 15일 오전 9시 50분께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 선체를 발견했다고 지난달 17일 밝혔다. [연합뉴스]

지난달 17일 러일전쟁 당시 침몰한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울릉도 인근 해저에서 발견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은 신일그룹이 홍보 영상을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일그룹은 당시 돈스코이호를 150조원 상당의 금화가 실려 있는 보물선으로 소개하며 이를 탐사하는 바닷속 영상을 공개해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사진 YTN]

[사진 YTN]

3일 YTN은 신일그룹이 지난 2월 1일 돈스코이호 1차 탐사 동영상이라며 공개한 41초짜리 동영상이 지난 2003년 해양과학기술원이 공개한 화면과 흡사하다고 보도했다. 속도와 밝기가 어느 정도 차이 나긴 하지만 빠르게 헤엄치는 물고기 등이 상당히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해양과학기술원 측도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박을 발견한 사실을 국내외 논문을 통해 발표한 적 있다며 신일그룹이 공개한 영상은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신일그룹은 이 영상을 활용해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또, 신일그룹은 당시 울릉도 해역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도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울릉군청에 따르면 신일그룹은 지난 4월1일부터 이달 말까지 다큐멘터리 영화제작을 위한 목적으로만 입수 허락을 받았다. 2월에 찍었다고 공개한 1차 영상은 바닷속에 몰래 들어가 찍었거나 다른 자료를 도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YTN은 전했다.

의혹이 커지자 인터넷을 통해 공개됐던 투자 설명자료와 홍보 영상들은 최근 연이어 삭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신일그룹이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전형적인 다단계 투자 사기가 의심된다"며 돈스코이호와 신일그룹 경영진의 투자사기 의혹 수사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맡겼다고 2일 밝혔다. 신일그룹은 보물선에 담긴 금괴를 담보로 '신일골드코인(SCG)'이라는 가상화폐를 만들어 판매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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