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교총 "절대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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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올해부터 업무 성과가 좋은 교원에게 더 많은 성과급을 주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업과 학생지도를 잘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철밥통'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교직 사회에서 건전한 경쟁 분위기가 되살아나도록 하겠다는 취지도 있다. 하지만 교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부분의 교육 관련 사안에 대해 대립하던 한국교총과 전교조가 함께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입장은 달라도 이해관계는 같다? =교육부는 지난달 말 한국교총과 전교조에 공문을 보냈다. "교사들에 대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비율을 확대하려 한다. 그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4일 한국교총이 답신을 보내왔다. 반대한다는 것이다. 한국교총 김동석 정책교섭국장은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균등하게 주는 현행 방식은 교육부와 합의에 따른 것"이라며 "이제 와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비율을 확대하겠다는 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교직사회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도 반대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성과급을 수당으로 바꿔 모든 교사에게 똑같이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특히 성과급 지급의 근거가 되는 근무성적평정(근평)제도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 기존 성과급은 나눠 먹기=2002년부터 교직사회에도 성과급이 도입됐다. 사실은 '나눠 먹기'에 불과했다. 교원 성과급은 매년 한 차례 본봉을 기준으로 준다. 하지만 전체 액수의 90%는 경력과 호봉에 따라 모든 교사에게 똑같이 지급됐다. 나머지 10%의 액수를 갖고 교사별로 업무 성과에 따라 3~4등급의 차이를 뒀다.

26호봉 교사 중 지난해 성과급을 가장 많이 받은 경우 91만9460원이었다. 가장 적게 받아도 85만9100원이었다. 차이는 6만360원에 불과하다. 이유는 교사는 성과급 가운데 79만8840원을 기본 액수로 똑같이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직을 제외한 일반직 공무원의 경우엔 성과급에서 최저와 최고 등급의 액수 차이가 3배 이상 난다.

◆ 뒤늦게 나선 교육부=교육부가 제도 개선에 나선 건 중앙인사위의 지적 때문이다. 중앙인사위는 "일반직 공무원과의 형평을 감안해 교원 성과급의 차등 지급 폭을 넓히라"고 교육부에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업무 성과를 비교하기 어렵다는 교원들의 특수성을 감안해 성과급 대부분을 균등 지급해 왔던 것"이라며 "중앙인사위의 요구에 따라 제도 개선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 교원 성과급=해마다 한 차례 업무 성과 평가에 따라 지급하는 보수 제도. 교원의 경우 근평을 근거로 한다. 교사들은 교장.교감에게서 근평을 받는다. 제도 도입 당시엔 차등 지급이 원칙이었다. 전교조가 성과급 반납 투쟁을 벌이는 등 반발하면서 균등 지급 원칙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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