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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하반기 유동성 충분 공급”… 양적완화 확정

중앙일보

입력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가 31일 보도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 화면. [CC-TV 캡처]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 뉴스인 신원롄보가 31일 보도한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 화면. [CC-TV 캡처]

중국 공산당이 31일 월례 중앙 정치국회의를 열고 충분한 유동성 공급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하반기 경제 운용 기조를 확정했다.
관영 신화사는 이날 “회의에서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온건한 화폐정책 실행을 견지하며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충분히 공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해마다 상반기 경제 실적을 분석 평가하고 하반기 정책 기조를 확정해 온 7월 정치국회의는 올해 2013년 시진핑(習近平) 집권 후 가장 늦은 31일 개최됐다. 이달 초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에 끼친 영향에 대한 평가에 그만큼 시간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 집권 후 가장 늦게 열린 7월 정치국회의서 결정 #"中 경제 새로운 도전 직면" 미·중 무역전쟁 충격 시인 #"부채축소 강도와 템포 조정" 성장률 둔화 방지 주력 #베이다이허 시즌 돌입…낙마설 왕후닝 거취도 주목

회의는 “현재 경제 운용에 안정 속 변화가 발생했으며 새로운 문제와 도전에 직면했다”며 “주요 모순을 틀어잡고 강한 맞춤형 조처를 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촉발한 무역 전쟁이 중국 경제에 큰 충격을 주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하반기에는 경제·사회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공급측 구조개혁을 철저히 추진해야 한다”며 “임무는 어렵고 방대하며 막중하다”고 위기의식을 고취했다.

회의는 경제 위기 타파를 위한 여섯 가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풍부한 유동성 공급, ^공급측 구조개혁 심화, ^금융위기 방지, ^중대 개혁 추진, ^부동산 문제 해결, ^민생 보장과 사회 안정 등의 정책이다.

이날 회의는 무역 전쟁 발발로 성장률 저하와 런민비 환율의 급속한 저하, 기업의 채무 불이행과 금융 리스크 현상이 증가하는 가운데 처음 열린 최고위 정책 결정 회의여서 국내외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양적 완화 정책은 이미 모습을 드러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지난 23일 지방 정부에 인프라 건설을 위한 1조3500억 위안(약 222조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승인했다.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는 이날 “견고하게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을 추진하되 강도와 템포를 조절하라”는 회의 결정 사항을 제목으로 뽑아 보도했다. 신문은 “디레버리징이 실물 경제의 자금 수요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중국이 내놓았던 4조 위안 규모의 양적 완화 정책의 재현을 예고한 셈이다.

한편 이번 정치국회의에서는 올가을 열릴 예정인 19기 4중전회(4차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 일정은 결정하지 않았다. 후진타오(胡錦濤) 집권기 7월 정치국회의가 가을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 날짜를 발표해 왔던 것과 달라진 부분이다. 시진핑 1기에는 2014년과 2016년 7월 정치국회의에서 각각 4중, 6중전회 일정을 발표했다. 오는 가을에 열릴 19기 4중전회는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향후 5년간 펼칠 개혁 로드맵이 논의될 전망이다.

31일 정치국회의를 끝으로 중국 최고 지도부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 시즌에 돌입했다. 전·현직 원로들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는 올해 미·중 무역 전쟁을 촉발한 시진핑 주석의 외교·경제 정책의 공과와 시진핑 1인 숭배에 대한 찬반 논란 등이 펼쳐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해마다 8월 초 중앙서기처 서기를 겸직한 상무위원이 베이다이허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는 보도로 시작되는 게 관례였다. 최근 낙마설이 돌며 한 달 가까이 모습을 감춘 왕후닝(王滬寧) 상무위원의 거취도 올 베이다이허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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