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창조적 불량지수를 높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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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에서 퇴사 이후, 업무에서 인간관계까지 프로 직장인의 유쾌하고 평화로운 성공 전략!

IMF 이후 수차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회사’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졌다. 개성 만점의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일과 인생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시스템과 일 중심의 돈벌이를 위한 장(場)이 되어버렸다.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기치 아래 ‘회사 문화’와 인간적인 면이 사라져버렸다.

이제 불안하게 흔들리는 직장사회에서 믿을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 능력 있는 모범사원이라고 자리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월급쟁이, 백수, 프리랜서, 오너를 두루 겪은 저자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불량한 부분을 찾아 키워가라고 권한다. 현실을 바로 보고 허세를 솔직하게 벗어던져 회사라는 조직 안에서 즐거워지고 행복해지라고 말한다.

볐各?창조적 불량지수를 높여라』는 유쾌하고 평화롭고 씩씩하게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를 담은 책이다. 창조적 불량지수를 높이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인간관계, 실무, 휴식, 예절, 퇴사를 잘 하는 방법까지 회사생활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 기술을 전한다. 또한 모두 7부로 구성된 내용을 보면, ‘기본조건 : 신조와 마음가짐’, ‘인간관계의 조건 : 상사와 부하직원’, ‘실무의 조건 : 기술과 태도’, ‘퇴근 이후의 조건 : 연애와 술자리’, ‘휴식의 조건 : 점심시간과 취미’, ‘예절의 조건 : 결혼식과 장례식’, ‘퇴사의 조건 : 그만두기 그리고 그 후’로, 입사에서 퇴사 이후까지 직장에서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을 그리고 있어 회사생활 전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능력을 아무리 갈고닦아도 시대 자체가 힘들면 우량사원의 자세로는 대응하기 힘든 법이다. 안정된 회사에 다닐수록, 성실한 사람일수록 불량지수를 높여야 한다. 이는 자신을 보호하는 작업이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중요한 조건이 되며,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한다. 기획력과 행동력도 바로 거기서 생겨난다.

역전의 선배가 보내는 역설과 해학의 메시지

저자는 ‘우량사원’이라는 착각 속에서 남들보다 한 배 반 이상 일하다가 희망퇴직을 했고, 그것이 다 환상일 뿐이더라는 현실을 깨달았다. 그로부터 얼마 동안 고뇌와 원망으로 세월을 보내다가 예전 자신의 모습을 냉정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은 ‘불량사원’이었으며, 스스로 깨닫지 못했던 불량스러운 부분들이 실은 자신을 움직인 원동력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기에서 힘을 얻어 몇몇 동료와 회사를 차리고 역경에서 일어서려고 노력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너의 창조적 불량지수를 높여라』는 그에 대해서 쓴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의 탄생 배경은 매우 진지하지만, 그 내용을 역설적이고 해학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이마를 치고 박장대소하면서 읽게 된다. “시절이 어려울수록 스스로 ‘창조적 불량지수’를 높여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정중한 문체가 아니라 재기 넘치는 글로 풀어내어 읽는 사람의 마음을 활짝 여는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은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도록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고 회사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용기와 지혜까지 준다.

자신의 불량스러운 부분들을 자각하면 마음이 아주 편해지고 세상사가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보인다. 무슨 일이든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 기존의 자기계발서들은 회사가 잘나갈 때는 통할지 몰라도 불황으로 감원 열풍이 몰아치는 시절에는 오히려 해악을 미친다. 이 책은 기존의 자기계발서가 도덕 교과서처럼 가르치던 주술적인 속박에서 해방되어 자유롭고 주체적으로 설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죽을 각오로 노력하는 것은 좋지만, 궁리하는 자세가 없으면 헛수고로 끝난다. 아무리 자기 능력을 믿을지라도 스스로 배반감을 느낄 만큼 불량스러워지지 않고서는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회사라는 조직은 어디까지나 미로에서 미로로 이어지는 동굴이며, 거기에는 종점이 없다.

■ 글쓴이 : 아라시야마 고자부로
1942년 시즈오카 현에서 태어나 고쿠가쿠인 대학 문학부 국문과를 졸업한 후 헤이본샤에 입사하여 잡지 『다이요』 편집장을 거친 후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88년 「아마추어의 요리」로 고단샤 에세이상, 2000년 「바쇼의 유혹」으로 JTB 기행문학대상을 수상했고, ‘불량중년’을 제창하며 프로젝트 리더로 활약하고 있다. 온천, 초밥, 하이쿠를 사랑하며, 한 해의 절반은 국내외를 여행하면서 보낸다.
대표적인 책으로 『휘파람노래가 들려온다』, 『추도의 달인』, 『석양소년』, 『초밥 문답』, 『불량중년은 즐겁다』, 『죽음을 위한 교양』 등이 있고, 그 밖에 평론집, 대담집 등 다수의 글을 썼다.

■ 옮긴이 : 이규원은
1963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일본어를 전공했고,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뇌를 단련하다』, 『사색기행』, 『일한다는 것』 등이 있다.

■ 정가 : 9,500원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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