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골프에 의한, 골프를 위한 … 역시 ‘골프광’ 트럼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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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스코틀랜드 북동부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링크스의 호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이 골프장에 2200억원을 투입해 추가 개발에 나선다. [AP=연합뉴스]

스코틀랜드 북동부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링크스의 호텔.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이 골프장에 2200억원을 투입해 추가 개발에 나선다. [AP=연합뉴스]

골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프장 사업 확장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5일 ‘트럼프 오거니제이션(organization)이 스코틀랜드의 골프 리조트 확장에 1억5000만 파운드(약 22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골프장은 스코틀랜드 북동쪽 해안에 자리 잡은 트럼프 인터내셔널 링크스로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1단계 건설에 이미 1억 파운드(약 1480억원)를 투자했다. 가디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 개발 전에 총 7억5000만 파운드(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재임 중 스코틀랜드 골프장에 투자 #주민·환경론자 반발에도 밀어붙여 #미국·유럽에 골프 코스 18개 소유 #유럽 순방 중 노골적 골프장 홍보

이 골프장은 18홀 골프 코스와 클럽하우스, 작은 호텔로 이뤄져 있지만, 일부 현지 주민들과 환경론자들은 환경 보호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이 골프장은 지난해 130만 파운드(약 19억2000만원) 적자를 봤다. 그럼에도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이 골프장 개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 트럼프는 “지금이 새로운 투자를 할 적기이며, 확실한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이번 투자로 일자리가 2000개 이상 늘어나고, 2억5000만 파운드(약 3700억원)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트럼프 인터내셔널 링크스엔 주택 500채와 호텔식 주택 50채, 스포츠 센터 등이 들어선다.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은 골프장이 위치한 지방 의회의 승인을 받기 위한 계획서를 곧 제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광’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은 전 세계에 걸쳐 모두 18개다. 미국에 12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스코틀랜드에 각 2개, 아일랜드에 1개가 있다. 인도네시아에도 골프장을 건설 중이다. 골프장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트럼프 오거니제이션에서 운영한다.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다. 쉴 때마다 자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건 이제 단골 뉴스다. 최근 유럽 순방 일정 중엔 스코틀랜드에 소유하고 있는 또 다른 골프장인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를 노골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엔 이 골프장에서 주말을 보냈는데 미국 국무부가 7만7000달러(약 8700만원)의 숙식비용을 사전에 지불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18개의 골프장 중 15개는 회원제다. 입회비만 10만 달러(약 1억1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운영 면에선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골프리조트는 지난 2016년 1760만 파운드(약 260억원)의 적자를 봤다. 영국의 골프 매체 골프매직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의 지난해 전체 수입이 전년 대비 2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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