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 둔 억대 보물 찾으려 탈주|지강헌 등 주범 3명 구속전 도봉산에 묻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탈주 범들은 구속되기 전 자신들이 숨겨 둔 억대의 보물을 되찾기 위해 탈주한로 밝혀졌다.
탈주주범 지강헌과 손동완·김동련 등 3명은 경찰에 구속되기 직전인 지난 4월 자신들이 턴 귀금속과 달러 등 억대의 금품을 상자에 담아 서울 우이동 도봉산 숲 속에 묻어 두었으며 이 보물상자는 이들이 수감 중 이미 다른 사람이 모두 캐내 홈쳐 갔다는 것.
이같은 사실은 범인 중 김동련의 누나인 김동자씨(37·가명·서울 창3동)에 의해 12일 밝혀졌다.
범인들은 지난 8일 낮 탈주 직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으나 이미 상자가 사주직 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으나 이미 상자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 김동련이 그날 밤 형(동한· 47·서울 창동)집으로『누군가 보물을 훔쳐 가 버렸다』는 내용의 전화를 걸었었다.
경찰은 이들이 처음 수감됐던 서울 성동 구치소의 임 모 교도관이 이들로부터 맨 처음 현장위치지도를 전해 받은 사실을 밝혀 내고 임씨를 보물을 가져간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하는 한편 범인들이 탈주에 성공하면 금품의 일부를 준다는 조건으로 영등포교도소관계자의 협조아래 탈주 극을 벌였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보물상자=문제의 보물은 이들이 서울 북부경찰서에 특가법위반(절도)등 협의로 함께 구속되기 3일전인 지난 4월 중순 서울 성북동 모 밀수범으로부터 빼앗은 미화 6만 달러와 다이아 등 귀금속 1억2천만원 어치. 이들은 이 금품을 가로·세로 30㎝, 높이 40㎝의 스티로폴박스에 담아 우이동∼방학동 간 도로변 도봉산 숲 속에 파묻었었다.
당시 이 사건은 피해자가 밀수사실이 들통날 것을 꺼려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누나 김씨는 지난 4월말 범인 김동련을 성동 구치소로 면회간 자리에서 이감은 보물 매장사실을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도굴=범인 김동련은 영등포교도소로 이감직전인 지난 6월19일 전부터 안면이 있던 임 교도관을 누나에게 보내『보물지도를 임씨에게 그려 줄 테니 임씨와 손동완의 가족·우리가족 등 3명이 현장에 가 보물을 나눠 가지라』는 말을 전했다.
누나 김씨는『며칠 뒤 교도관 임씨로부터 전화로 지도를 받아 혼자 가 봤는데 보물을 찾지 못했다는 연락을 받았었다』고 말했다.
임씨의 연락을 받은 누나 김씨는 동생 김동련을 면회, 위치를 확인한 뒤 수 차례 현장을 찾아가 뒤졌으나 군데군데 구덩이가 파헤쳐진 채 이미 보물상자는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임씨는『지도를 받은 뒤 김씨 등 가족에게 연락이 안돼 혼자 가 보았으나 보물을 찾지 못했다』며 범인가족 중 누군가가, 또는 제3자가 홈쳐 갔을 것이라고 김씨에게 주장했다는 것.
◇수사=경찰은 지강헌 등 탈주 범들이 호송버스에서 탈주 직후 상자를 묻어 둔 현장에서 불과 4백m 떨어진 우이동 그린파크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점과 이날 밤『보물이 없어졌다』고 가족에게 전화 한 점 등으로 미루어 숨겨 둔 거액의 금품을 찾기 위해 탈주 극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석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