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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이어 또” 경북 새마을금고서 복면강도…행방 오리무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낮 12시20분쯤 경북 영주시에 있는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해 근무 중이던 새마을 금고 직원과 몸 싸움을 하는모습이 금고 내부에 설치된 CCTV에 촬영됐다. 범인은 금고 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후 금고쪽으로 끌고가 현금 43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경북경찰청 제공)2018.7.16/뉴스1

16일 낮 12시20분쯤 경북 영주시에 있는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해 근무 중이던 새마을 금고 직원과 몸 싸움을 하는모습이 금고 내부에 설치된 CCTV에 촬영됐다. 범인은 금고 직원을 흉기로 위협한 후 금고쪽으로 끌고가 현금 43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경북경찰청 제공)2018.7.16/뉴스1

경북 영주 새마을금고 복면강도 사건의 범인 행방이 20시간이 넘도록 오리무중이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지난 16일 낮 12시 15분께 새마을금고 건물의 지하주차장 통로로 들어와 8분가량 숨어있다가 12시 23분께 금고 안에 침입해 직원 4명을 위협했다. 금고에 침입한 후 1분여 만에 4300만원이 든 돈 가방을 들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새마을금고에는 평소 이사장을 포함해 6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청원경찰은 없었다. 경찰은 신고 접수 7분 만인 12시 3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범인이 인근에 미리 세워둔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하는 것을 확인했다. 키 168∼172㎝가량의 범인은 카키색 모자에 검은색 옷차림이었다. 안경을 쓰고 복면도 착용했다. 현재까지 범인이 이용한 오토바이와 흉기는 발견하지 못했다.

지방청은 2개 중대 160여명의 경찰력을 현장으로 급파했다. 이들은 영주경찰서 직원들과 함께 오토바이 소재 파악과 용의자의 동선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범인이 새마을금고 내외부 환경을 잘 이용하고 범행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사건이 발생한 새마을금고 주변에 도로가 발달해 있어 범인이 이미 영주를 벗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도주 경로 확인 등으로 범인 소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마을금고 강도, 올 들어 4번째…피해액 1억 7천만 원 

5일 오후 1시 35분쯤 경북 영천시 작산동의 한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해 현금 2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취재진이 현장에 도착해 새마을금고 외경을 찍고 있다. [뉴스1]

5일 오후 1시 35분쯤 경북 영천시 작산동의 한 새마을금고에 강도가 침입해 현금 2000여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취재진이 현장에 도착해 새마을금고 외경을 찍고 있다. [뉴스1]

올해 들어 도심 외곽의 한적한 새마을 금고를 노린 강도사건만 이번이 4번째다. 피해액은 1억 7000만 원이 넘는다. 경북에서만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년 3개월 사이에 모두 3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5일 오후 1시 35분께 영천시 작산동 영천새마을금고에는 A(37)씨가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흉기를 들고 침입했다.

A씨는 흉기로 남녀직원 2명을 위협한 후 “돈을 자루에 담아라”라며 2000만원을 빼앗아 도주했다.

A씨는 사건 발생 6시간 25분만인 같은 날 오후 8시께 대구의 자신의 집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당시 A씨가 훔친 2000만원은 은행 창구(직원 데스크)에 있던 돈이었다.

A씨는 개인 채무 등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로부터 도난당한 돈의 일부를 회수했다. 특히 A씨의 범행 당시 새마을금고 안에는 직원 2명만 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청원경찰은 상주하고 있지 않았다.

지난해 4월 20일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인근 마을에 살던 40대 남성이 권총을 들고 침입해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4분 만에 달아났다.

지점에는 남녀 직원 3명이 근무했고 남자 직원 1명이 강도와 잠시 몸싸움을 벌였지만, 범행을 막지는 못했다.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있는 이 지점에도 역시 보안요원은 없었다.

새마을금고는 거의 매년 강도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경북에서 새마을금고를 타깃으로 한 강도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지역 금융권의 보안시스템이 부실하다고 지적한다.

새마을금고는 1개의 금고가 주택가와 골목에 여러 지점을 두고 영업하는 구조라 강도 등 범죄에 더욱 취약하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금융기관 관계자는 “보안요원이 있다면 아무래도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지만, 금융기관은 비용을 고려하다가 보니 작은 지점까지는 보안요원을 배치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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