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들 약물복용|욕심부리다 몸 망가진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운동선수들은 왜 약물을 복용하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이번 올림픽기간 중에 약물복용검사(도핑테스트)를 받은 선수는 1천 6백 1명으로 이 중 31명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
약물검사는 약물의 부작용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자연적 능력의 대결이라는 스포츠 정신을 고수하며 선수가 실험대상으로 이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
서울올림픽에서의 금지약물은 ▲운동신경자극제(흥분제) 40종 ▲마약성 진통제 19종 ▲남성호르몬제제(애너볼릭 스테로이드)16종 ▲심장안정제(베타차단제) 9종 ▲이뇨제 15종 등. 이들 약물의 성분과 영향을 알아본다.
◇흥분제=암페타민·카페인·코카인 등이 포함돼 있다. 감각 예민·정신력 집중·자신감유지·피로감 지연 등의 작용이 있다. 이들 흥분제는 불안·초조·졸림·두통·고열 등 부작용을 가져오고 호전적인 심리상태로 만들며 심박동과 호흡항진을 일으킨다.
암페타민을 과용한 선수가 뇌출혈로 사망한 예도 보고돼 있으며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진통제=코데인·모르핀 등이 포함돼 있고 통증과 불안을 제거하고 쾌감과 진정을 초래해 용감한 행동에 대한 환상을 일으키며 고통의 한계를 증가시켜 부상을 자각할 수 없게 하는 작용도 있다.
따라서 판단력이 흐려져 더욱 위험한 행동을 하게 돼 부상을 악화시키고 심한 경우 혼수에 이르게 하며 호흡이 느려지기도 한다. 또 흥분제와 함께 중독성이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점차 심각한 정신적·육체적 문제까지 일으킨다.
◇애너볼릭 스테로이드=이뇨제와 더불어 가장 많이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벤·존슨」 이 복용했던 약도 여기에 해당된다.
이것은 의학적으로 남성 성선기능저하증·재생불량성 빈혈·왜소증·유방 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근육형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역도나 레슬링·축구·필드경기 선수와 보디빌더들에게 인기 있는 약물로 돼있다.
그러나 이 약의 계속 복용은 체내의 호르몬 균형상태에 변화를 일으켜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나타내는데 남성은 성격변화·신장기능장애·고환위축·여성형 유방, 여성은 생리불순·유방위축·다모증 등이 알려져 있으며 심장과 간질환·불임증·여드름·콜레스테롤 증가 및 성적충동, 공격성 증가 등 정신적인 부작용도 알려져 있다.
◇베타 차단제=혈압과 맥박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있어 고혈압·협심증·편두통 등의 치료제로 많이 쓰이는 약으로 신체운동을 안정시켜 준다는 점 때문에 사격이나 양궁선수들이 심리적 안정효과를 위해 즐겨 찾는다. 천식·당뇨병·심부전·부정맥을 악화시키고 불감증의 원인이 된다.
◇이뇨제=베타 차단제와 함께 이번 올림픽부터 추가로 금지된 약물로 권투·레슬링·유도·역도 등 체급경기 선수들이 빠른 체내수분 배설로 체중을 줄이기 위해, 또는 이미 복용한 다른 약물의 농도를 희석시켜주는 작용을 이용, 약물검사에서 빠져나가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부작용은 탈수, 위·다리의 경련, 체내 전해질 불균형과 심장 및 신장 손상 등.
※도움말=서정돈 박사 (서울대 의대교수·순환기내과), 노동석 박사 (한국과학기술원 도핑컨트롤센터 선임연구원)

<신종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