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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학부모와 짜고 행정실장이 기말고사 시험지 유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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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자녀를 둔 학교운영위원장이 행정실장과 짜고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낸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광주광역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자녀를 둔 학교운영위원장이 행정실장과 짜고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낸 사실이 드러났다.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광주광역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고3 자녀를 둔 학교운영위원장이 행정실장과 짜고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낸 사실이 드러났다. 유출된 시험지로 학교운영위원장 자녀가 시험까지 치러 광주시교육청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광주시교육청은 관내 A고등학교 3학년 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유출됐다는 해당 학교의 보고가 접수됐고 관련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학교는 지난 6∼10일 기말고사를 치렀는데 고3인 B군이 시험을 치르기 전 같은 반 학생들에게 힌트를 준 문제가 실제로 출제되자 학생들이 지난 11일 학교 측에 시험문제 유출 의심 신고를 했다.

조사당국에 따르면 3학년 기말고사 시험문제 유출은 이 학교 행정실장과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은 3학년 학부모가 모의해 결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인 학부모는 올해 3월 학교운영위원장을 맡아 활동을 시작했으며 학교 행정실장은 이 학교에서 30여년 이상을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국어ㆍ고전ㆍ미적분ㆍ기하와 벡터ㆍ생명과학Ⅱ 등 5과목 시험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학교는 신고 접수 당일 해당 학생과 학부모를 면담하고 유출 사실 여부와 경위 파악을 벌여 이같은 사실을 일부 확인하고 교육청에 보고했다.

시험지 보관 장소는 엄격히 통제되고 잠금장치도 이중으로 돼 있지만 행정실장만 유혹에 넘어가면 이런 통제장치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러한 행정실장이 시험지를 빼낸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 학교의 학사관리 전반에 문제가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학교 관계자는 “너무 당혹스러운 일이 벌어져 난감한 상황이다”며 “기말고사를 다시 보기로 했으며 관련자가 또 있는지 등을 밝히기 위해 관련 내용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기말고사를 다시 치른다는 학교 방침에 학부모들은 “왜 우리가 불이익을 받아야 하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경찰 수사와 상관없이 자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또 시험문제 출제와 평가ㆍ보안관리 지침 준수 여부도 점검할 방침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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