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지상최대의 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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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올림픽은 지상 최대의 쇼다.
이는 숫자가 말해준다. 공식통계에 의하면 50억 세계인구중 3분의2가 TV·라디오·신문을 통해 서울올림픽을 보고 있다. 『모든 스포츠는 오락이다. 하지만 올림픽에는 국제적 묘미가 더해진다』고 2년반 동안 서울올림픽 중계를 준비한 미NBC 방송의「테리·유워트」씨는 말한다.
그는『오락으로서 올림픽은 성공적이고 앞으로도 계속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BC는 약 3억2백만 달러로 서울 올림픽중계권을 따냈다. NBC는 올림픽을 미국의 안방에 전하기 위해 1백79.5시간을 중계방송하며 약1천1백명의 보도진·프러듀서·기술자와 임원들을 파견했다.
『올림픽 중계를 위해 모두 3천5백명의 NBC인원이 투입됐는데 이것은 군부대나 다름없다』고「유워트」씨는 말했다.
전투는 잘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워트」씨는『우리가 바랐던 만큼의 시청률을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시청률은 올라가고 있다. 황금시간대의 주요프로그램시청률을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림픽중계를 NBC만 하는 것이 아니다. 66개국 약1만명의 방송인이 본국의 시청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경기의 가치를 충분히 깨닫고 있다.
IOC는 한국이 1만명 이상의 선수 숙소와 스타디움, 새로운 도로를 닦기 위해 쏟아 넣은 31억 달러의 막대한 올림픽 유치경비를 상쇄하기 위해 상업광고계약을 허용하고 있다.
외국 다국적기업 및 한국기업의 후원금은 LA올림픽의 1억2천2백40만달러에 비해 1억4천만달러로 증가했다.
학자들도 올림픽경기에서 금광을 발견한다.
84년의 LA올림픽에서 행해진 연구를 3년간 계속해온 한국제학자그룹은 서울올림픽조직위의 .공식지원을 받았다.
이 학자들은 민족주의와 경기의 승패에 반응하는 문화의 차이점들을 연구하고 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올림픽이 단순히 스포츠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고 이 그룹의 일원인「로런스·챌립」은 말한다. 『스포츠라고 말하는 것은 구실일 뿐이다.』
그는 20억의 인구가 TV를 통해 지켜본 성대한 개막식을 본질적으로 많은 소국가의 국가적 지위를 입증한 것이라고 말한다.
복싱경기장의 불상사에 대한 NBC의 방송태도를 두고 NBC와 민정당 간에 빚어진 논란은 국가적 프라이드와 감수성이 게재된 첨예한 본보기였다.
NBC는 한국복싱 관계자와 관중이 한국복싱선수를 판정으로 탈락시킨 심판을 공격한 소동에 초점을 맞추어 방영 한 것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
한국은 신이 난듯한 NBC의 방송태도가 모욕적이라고 느낀 반면 NBC는 그것이 우연히도 그 선수가 한국선수였다는 불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선수들의 불운과 승리는 지구촌을 단결시킨다. 그러나 올림픽정신의 고상함에 현혹되지 말라고 워싱턴 하워드 대학의 스포츠 사회학자「도리스·코버트」교수는 경고한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올림픽은 국가간의 친선과 이해를 보여준다. 마지막 국가가 연주될 때 모든 것은 끝난다. 그때는 올림픽이 단지 오락이었음을 알게될 것이다』고「코버트」교수는 말했다.
「유워트」는 지난 72년 뮌헨대회 때 소련의「코르부트」나 76년 몬트리올 대회 때 루마니아의「코마네치」선수와 같은 두드러진 스타가 이번 서울올림픽에서 나타나지 않았다고 씁쓰레해 했다.
그는 또 이번 서울올림픽의 두 요정「슈슈노바」와「실리바스」는「코마네치」와 같은 개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평했다. 【로이터 연합=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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