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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차에서 튕겨 나오고도, 엉금엉금 기어가 환자 보살핀 구급대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고 순간 도로로 튕겨져 나온 구급대원(왼쪽)이 잠시 뒤 엉금엉금 기어 환자쪽으로 향하는 모습(오른쪽) [유튜브 캡처]

사고 순간 도로로 튕겨져 나온 구급대원(왼쪽)이 잠시 뒤 엉금엉금 기어 환자쪽으로 향하는 모습(오른쪽) [유튜브 캡처]

지난 2일 광주에서 발생한 119구급차 추돌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환자가 숨진 가운데, 사고 순간 구급대원들이 차에서 튕겨 나온 상황에서도 환자를 먼저 살피는 장면이 포착됐다.

4일 공개된 영상에는 사고 전 119구급차 안을 찍은 CCTV 화면과 추돌 순간의 모습이 담겼다.

추돌 순간의 모습은 119구급차 뒤에서 운행 중이던 또 다른 구급대의 블랙박스에 찍혔다.

영상을 보면 2일 오전 11시쯤 119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교차로 3차선에서 갓길을 파고들어 다가갔다.

이후 교차로 신호가 바뀐 틈을 타 구급차가 교차로에 진입하던 순간 119구급차 우측에서 스타렉스 차 한 대가 달려와 부딪혔다.

당시 구급차 안에서는 구급대원 한명이 의식을 잃은 환자 몸 위에서 흉부 압박을 하고 있었고, 그 옆에서는 다른 구급대원이 환자의 입으로 숨을 불어 넣고 있었다.

또 함께 탄 대학생 실습생은 심폐소생술을 하는 구급대원의 몸을 붙잡아 주고 있었다.

119 구급차 우측에서 스타렉스 차 한 대가 달려와 부딪히는 순간(왼쪽)과 그 충격으로 구급차가 반바퀴 돌아 쓰러지고, 차에 타고 있는 구급대원이 튕겨져 나온 모습(오른쪽) [유튜브 캡처]

119 구급차 우측에서 스타렉스 차 한 대가 달려와 부딪히는 순간(왼쪽)과 그 충격으로 구급차가 반바퀴 돌아 쓰러지고, 차에 타고 있는 구급대원이 튕겨져 나온 모습(오른쪽) [유튜브 캡처]

바로 그때 충격이 생겼다.

사고가 난 구급차를 뒤따르던 또 다른 구급차 블랙박스에 찍힌 화면을 보면 충격 순간 옆으로 넘어진 구급차가 반 바퀴 돌면서 구급차 뒷문이 열렸고, 구급대원 2명이 차량 밖으로 튕겨 나왔다.

밖으로 튕겨 나온 구급대원은 잠시 동안 움직임이 없었다.

하지만, 금세 일어나 환자에게로 향했다. 한 구급대원은 아픈 몸을 이끌고 엉금엉금 기어 환자에게 향하기도 했다.

이송 중이던 환자는 구급대원들의 헌신으로 뒤따르던 구급차에 실려 즉각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90대 여성인 이 환자는 가족과 밥을 먹다 음식물이 목에 걸려 호흡과 맥박을 잃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응급환자를 싣고 달리던 119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추돌사고를 당해 옆으로 넘어져 있다. [독자제공=연합뉴스]

2일 오전 광주 북구 운암동에서 응급환자를 싣고 달리던 119 구급차가 교차로에서 추돌사고를 당해 옆으로 넘어져 있다. [독자제공=연합뉴스]

경찰은 조만간 119구급차 운전자를 소환해 사고 당시 상황을 조사할 예정이다.

도로교통법상 구급차, 소방차 등의 '긴급 자동차' 긴급상황 시 신호속도위반이 허용되나, 사고가 나면 처벌을 면할 수 없다.

만약 사고 당시 운전대를 잡은 구급대원이 신호 위반을 인정하면 입건돼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경찰은 "환자가 사고의 여파로 숨졌는지 부검을 통해 규명하고, 사고 경위를 정확히 규명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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