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에 기업들 "정부, 외환시장 적극 개입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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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말까지 현재 달러당 940원대의 환율수준이 유지될 경우 국내기업 10곳중 7곳은 영업이익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은 이에 따라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환율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환율하락에 대한 기업의견 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수준의 환율이 유지될 경우 기업의 70.6%가 연초 계획보다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영업이익이 ^5%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기업 비율은 31.8%였고 ^5 ̄10% 감소는 24.9% ^10 ̄20% 감소는 8.2%로 나타났다. 20% 이상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업도 5.7%에 달했다. 반면 수입품 가격 하락등으로 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업은 7.3%, 영업이익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2%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매출액 기준 350대 기업중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기업의 과반(52.7%)은 올해말 환율을 941 ̄960원으로 전망했고, 앞으로 상당기간 원화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기업들이 예상한 연말 평균 환율은 달러당 944.6원이었다. 이는 지난 1월 기업들이 예측한 연말 예상환율 983.4원보다 40여원 낮은 수준이다.

전경련 경제조사팀 이재수 조사역은 "기업들이 원화절상 충격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거나 수출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생산제품 및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조사에서 기업들이 전망한 손익분기 환율은 982.8원이었다.

환율 하락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기업들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야 한다는 응답은 지난 1월 33.3%에서 68.0%로 3개월 사이에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는 응답은 1월 66.0%에서 30.8%로 크게 감소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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