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포츠의 "심장부" 호텔신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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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의 호텔신라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임시본부가 됨으로써 세계스포츠의 심장부가 됐다.
서울올림픽의 본부호텔로 지정된 호텔신라에는 각국 VIP들이 묵는 것을 비롯, IOC 사무국 외에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SLOOC)가 IOC총회 등 각종 회의와 행사를 위해 파견한 요원들이 상주, 마치 소규모의 국제상류 도시를 방불케 하고 있나.
본부호텔 행사는 지난 9일 IOC클럽 개소식을 필두로 10월 1일 차기올림픽개최도시인 「바르셀로나의 밤」까지 20차례. 9일의 IOC의무분과위원회를 시작으로 집행위(11∼12일), 본회의(13∼16일) 등 9개 종류의 회의가 10월2일까지 계속된다.
이 행사 참석자는 IOC·NOC 및 IF의 4천여명. 그러나 IOC회의 외에도 1994년 동계올림픽 개최유치희망4개 도시와 각종 VIP등 모두 9백여명이 올림픽을 전후해 호텔신라에 투숙한다.
이들 VIP와 각종 행사를 위한 호텔신라 및 SLOOC의 준비요원은 2천5백10명. VIP수행용 차량만 승용차 4백대와 버스 2백50대가 동원됐다.
현재 본부호텔에는 IOC사무국 외에 SLOOC가 운영하는 운영지휘부를 위시해 상황실·안전부·의전부·행사부·영접부·IOC총회부 등 30개 부서가 자리잡고 있고 호텔로비에는 출입구의 전자검색기 3대 등 출입통제데스크와 통역서비스·등록처 등 조직위 일선 서비스 부서, 그리고 우체국·간이은행·관광안내소 등이 따로 요소 요소에 배치돼 있다.
이번 행사를 위해 호텔신라 측은 3억원을 들여 4개 장소에 5백여평의 임시건물을 짓고 각종 장식 등 특별시설 및 설비를 마쳤다.
호텔신라의 하루 상주인구는 각 IOC위원을 비롯, 투숙객9백여명 등 모두 2천8백여명으로 이중 취재기자들의 왕래 등을 포함한다면 하루 4천명이 몰려 호텔 안팎을 메우게된다.
오는 10월 2일까지 본부인 호텔에 머무를 VIP는 「사마란치」위원장 외에 「구스타프」스웨덴 국왕, 영국 「앤」공주 부처, 「소피아」스페인 왕비, 「콘스탄티누스」전 그리스 국왕, 서독 철강재벌회장인 「바이츠」IOC부위원장 등이 대표적 인물들로 모두 5백60명에 이른다.
호텔신라는 객실 6백40실 가운데 20실을 제외한 6백20실을 IOC행사와 관련, 전부 SLOOC에 할애했다.
6백40실 중에는 디럭스 룸이 1백3실로 이중 스위트룸은 모두 52실.
「사마란치」위원장은 이 호텔에서 가장 비싼 1백3평짜리 프레지덴셜 스위트에 머문다. 하루 객실료는 2백50만원.
「앤」공주는 승마선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부군 「마그·필립스」씨와 함께 35평짜리 스위트 룸(하루 객실료 55만원)에 머문다.
호텔 측은 갖가지 연회와 VIP들의 사교 디너 등을 위해 특별히 헝가리식 쇠고기 스튜(가격 1인 1만1천원) 및 아랍식 하랄 미트(회교식 의식을 거친 피를 뺀 양고기) 등 모두 50여가지 특별메뉴를 준비하고 각종 고급 디너를 위해 1병에 35만원하는 1980년산 붉은 포도주 샤토 라피트 로스쉴드 20병과 1병에 28만원 하는 샤토 무통 로스쉴드 등 모두 3천여병을 준비하고 있다.
연회는 최대 1천5백명이 참석하는 칵테일 파티 등이 한 차례 5천여만원으로 l인 평균 3만여원 골이다.
연회비용은 그러나 1인 1만원에서 6만원까지 내용에 따라 다양하다.
이번 IOC총회 중 가장 큰 이벤트는 역시 94년 동계올림픽개최도시 결정이다.
미국의 앵커리지, 불가리아의 소피아, 노르웨이의 릴르하머, 스웨덴의 외스테르준트 등 4개 도시. 이들 유치도시는 호텔신라 3층에 각각 특별전시관을 마련하고 전 IOC위원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 및 환심사기 경쟁을 벌여 본부호텔은 개최도시결정 15일 오후까지 세계스포츠 외교의 불티나는 로비 현장이 됐다.
호텔 측은 15일 오후 6시 「사마란치」위원장 주재로 영빈관 뒤 잔디밭에 마련된 파티겸 발표식장에서 개최도시 발표식을 가졌다.
이 발표식은 전세계 TV로 동시 중계돼 호텔신라 측이 특별히 한국식 팔각정 기둥을 장식하는 등 전세계에 한국의 모습을 자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동계올림픽개최도시 유치를 위해 노르웨이는 「브룬틀란트」여 수상이, 스웨덴도 「구스타프」국왕이 각각 달려왔다.
본부호텔에는 지난 9일부터 10월 2일까지 올림픽박물관을 비롯, 역대올림픽 전시회 등도 마련되고 주요 행사나 파티에는 초청의 외국인 요리사가 역대올림픽 5∼6명의 흉상을 높이 1m의 중형 케이크로 만들어 장식겸 요리를 내놓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제반 준비 외에 본부호텔의 주 기능은 IOC총회다. 따라서 로잔 IOC본부는 이번 서울총회를 위해 10t분량의 서류 및 비품을 공수해왔으며 「사마란치」위원장은 물론 「가프너」행정관, 「츠바이펠」사무국장, 「베르디에」대변인 등 본부 핵심간부들이 모두 본부호텔로 이동했다.
서울올림픽은 서울올림픽대회조직위가 집행하고 있으나 올림픽의 사실상 주인인 IOC는 올림픽이 끝나는 오는10월 2일까지 본부호텔에서 서울올림픽 전부를 지켜보고 감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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