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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거대한 공권력 앞 힘없는 개인…4번 구속 요청 잔혹”

중앙일보

입력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의혹을 알고도 묵인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2일 오후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의혹을 알고도 묵인하고 직권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22일 오후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달 3일 구속 기한 만료를 앞둔 우병우(51)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의 영장 재발부 요구에  “1년 남짓한 기간에 제 개인에 대해 4번이나 구속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며“거대한 공권력 앞에 힘없는 개인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며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우 전 수석은 28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심리로 열린 자신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항소심 심문기일에서  “그동안 검찰이 하라는 대로 다 했다. 포토라인에서 수많은 카메라에 사진 찍히기도 했다”며 “그런데도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 영장을 또 발부해 달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주일에 2~3번 재판을 받다 보니 구치소에서 변호인을 접견할 기회가 없어 방어권 행사가 어렵다”며 “6개월 구금 기간이 지났으니 석방해서 불구속 재판을 받을 기회를 달라”고 요구했다.

우 전 수석 측 변호인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법정 구속이 안 됐다”며 “다른 사건의 구속기한이 만료된다고 해 인제 와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1심에서 우 전 수석의 태도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당연히 실형 선고 후 영장을 발부해야 했지만,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라 법정 구속하지 않은 것”이라며 “우 전 수석이 무죄를 주장하는 상황에 석방되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우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 재단 관련 최순실(62)씨 등의 비위를 알고도 감찰하지 않고, 오히려 안종범(59) 전 정책조정수석에게 법률 자문을 해주는 등 국정농단 사태를 방조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4월 불구속기소 됐다.

1심은 지난 2월 우 전 수석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이석수(55) 전 특별감찰관 등을 불법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여서 별도로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검찰은 다음 달 3일 우 전 수석의 구속 영장 기한이 만료되자 1심 실형 선고에 따라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검토한 뒤 오는 29일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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