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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은 포용성장론자 … 윤증현 “집 초청하고 싶은 후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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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임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윤종원 OECD 대사(오른쪽)가 2016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OECD 가입 20주년 경제계 기념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신임 경제수석으로 임명된 윤종원 OECD 대사(오른쪽)가 2016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OECD 가입 20주년 경제계 기념 만찬’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지난 30년간 급격한 세계화와 기술 발전이 대부분의 삶을 바꿨다면 이제는 삶의 질을 중심으로 사회, 경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포용적 성장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노무현 정부 땐 문 대통령과 일해 #MB 정부선 최장 기재부 정책국장 #일자리수석에 정치인 출신 정태호 #국회·부처·기업 설득하는 역할 무게 #장하성 건재, 소득성장 틀 유지할 듯

윤종원 신임 경제수석이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마리오 페치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센터 소장과 황수경 통계청장의 대담을 진행하면서 내놓은 발언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 운용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할 윤 수석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그는 소득 주도 성장과 유사한 포용적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수석이 ‘소득 주도 성장 전도사’인 홍장표 전 경제수석의 자리를 채우면서 정부 안팎에서는 소득 주도 성장의 속도조절과 혁신성장 가속화 가능성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윤 수석은 행정고시 27회로 재무부에 들어와 거시 경제정책을 주로 다뤘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2월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임한 직후 그는 경제정책국장에 임명돼 2년7개월간 일하면서 최장수 경제정책국장으로 재임한 기록을 남겼다. 윤 전 장관이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집에 가장 먼저 초청하고 싶은 후배 관료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윤 수석을 꼽을 정도로 신임이 두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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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선이 굵고, 뚝심 있는 스타일이면서 조정 능력도 뛰어나다. 정책의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추진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적임자”라고 말했다. 산업정책을 두루 다룬 경험, 규제 완화와 기업의 투자의욕 고취 등을 통한 성장률 제고를 선호하는 기재부 주류의 성향 등을 고려하면 홍 전 수석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윤 수석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을 것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윤 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 행정관으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계화, 기술혁신으로 경제효율이 높아지고 총량적인 성장 혜택이 늘어났지만 소득과 기회의 불평등 또한 커지고 있다. 성장 혜택이 저소득층에게까지 공평하게 나눠지고 삶의 질 개선으로 연결되도록 하기 위한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윤 수석의 이런 소신과 경제팀 구성 등을 고려하면 큰 틀에서 경제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의 최고 책임자라 할 수 있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건재하다는 점도 정책 변화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일부 수정은 가능하지만 미세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의미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의 ‘키’를 쥔 장 실장이 유임돼 정책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윤 수석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관계도 관심사다. 그는 행시 26회인 김 부총리보다 한 기수 후배지만 경제 관료로서 능력이 뛰어나 김 부총리와 라이벌로 알려졌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윤 수석이 단순히 김 부총리의 혁신성장 정책을 지원하는 ‘백업’ 역할에 머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태호 일자리수석의 발탁도 소득 주도 성장의 ‘수정’보단 ‘보강’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정 수석은 당과 청와대에서 정책과 정무 업무를 두루 경험했고, 2017년 문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을 총괄했다.

경제 전문가가 아닌 정 수석을 일자리수석으로 임명한 것은 정책 홍보 역량을 강화하고 대국회 협조 등 정무적 역할을 기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일자리수석은 회의만 챙기는 게 아니라 부처 관료를 독려하고 정치권과 기업을 설득하는 자리”라며 “관료나 교수 출신이 하기 어려운 역할을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이 윤 수석의 서울 인창고 3년 후배라 관계가 돈독하다는 점도 발탁 요인으로 꼽힌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부실 인사 검증 책임론에 시달렸던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 등은 교체하지 않았다. 이는 개각을 앞둔 후보자 인사검증 업무와도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이 총리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개각 임박을 시사했다.

새 청와대 수석비서관 프로필

◆윤종원(58) 경제수석비서관
▶1960년생 ▶경남 밀양 ▶인창고-서울대 경제학과-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美 UCLA 경제학 박사 ▶행정고시 27회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과장 ▶재정경제부 산업경제과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국제통화기금(IMF)선임자문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이명박 정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IMF 상임이사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 ▶OECD 연금기금관리위원회 의장

◆정태호(55) 일자리수석비서관
▶1963년생 ▶경남 사천 ▶인창고-서울대 사회복지학과-美 뉴욕주립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이해찬 서울시 정무부시장 비서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 정무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민주통합당 정책위 부의장 ▶‘혁신과 통합’ 수석기획위원 ▶새정치민주연합 다문화위원회 부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관악구을 지역위원장 ▶문재인 정부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

◆이용선(60) 시민사회수석비서관
▶1958년생 ▶전남 순천 ▶광주고-서울대 토목공학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기획실장 ▶우리민족돕기운동 사무총장 ▶전국노동운동단체협의회 중앙집행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이사 ▶민주통합당 공동대표 ▶‘혁신과 통합’ 상임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더불어민주당 서울 양천구을 지역위원장

세종=심새롬·장원석 기자, 위문희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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