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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여고생, 실종 당일 통장 갖고 외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숨진 채 발견된 강진 여고생 A양(16)이 실종 당일 자신의 통장도 함께 들고 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전남 강진경찰서는 실종 당일인 지난 16일 여고생이 외출한 뒤에 “딸 통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가족 진술이 있었다고 밝혔다.

집 주변 CCTV에는 A양이 손가방을 들고 걸어나가는 장면이 20초가량 찍혀 있다. 경찰은 그 가방 안에 사라진 통장과 친구에게 문자를 보낸 휴대전화 등이 담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이라서 습관적으로 통장을 넣고 다녔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을 풀 단서가 될 수 있어서 통장 행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실종된 여고생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유력한 용의자 김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지난 16일 실종된 여고생 A양 가족이 집에 찾아가자 유력한 용의자 김씨가 뒷문으로 달아나는 모습이 포착된 CCTV 화면. [연합뉴스]

경찰은 시신이 여고생으로 최종 확인됐기 때문에, 휴대전화 같은 학생 물품을 찾기 위해 매봉산 야산 주변을 계속해서 뒤지고 있다. 경찰은 또 여고생이 입고 나간 옷과 신발도 주변에 버려졌는지도 찾고 있다.

용의자가 실종 당일 태운 옷가지와 승용차 등에서 나온 유류품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경찰은 다른 유류품에서도 여고생과 연관성이 나오면 용의자 김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할 방침이다.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전남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에서 경찰이 8일 전 실종된 여고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수습해 운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용의자 차량에서 발견된 낫에서 A양의 유전자(DNA)가 검출됐다.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A양 아빠 친구이자 용의자인 B씨(51) 승용차 트렁크에 있던 낫의 날과 손잡이 사이 자루에서 A양 유전자가 검출됐다.
다만, 낫에서 혈흔이나 B씨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양과 용의자 B씨가 직접 만난 증거가 확보된 만큼 A양 실종 당일 B씨의 16시간 행적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양에게서 신체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나 인위적 훼손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국과원 소견을 바탕으로 B씨가 A양을 위협하기 위한 도구로 낫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낫을 이용해 A양을 위협하며 산 정상 너머까지 올라가도록 강요했거나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수사 중이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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