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 의원 "청와대 言路 막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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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김경재 의원

“대통령이 아집에 빠져 자기의 지지층을 이반시키며 국민의 원성을 키우고 있다.대통령 근처에 한나라당 ‘사쿠라’가 있지않나 생각된다.”

민주당 김경재(金景梓)의원이 지난 14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에게 독설을 퍼부었다.
金의원은 “盧대통령이 신당과 관계없다는 것은 신당파도 믿지않는다”며 “대통령 근처에 있는 386을 보면 반 DJ(김대중전대통령)라는 성장배경을 지녔는데,그런 사람들이 (대통령을)오리엔테이션 하니 ‘DJ를 조져야 한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특히 金의원은 유인태(柳寅泰)정무수석의 예를 들며 청와대 내에 언로(言路)가 막혀있다고도 지적했다.

“문희상실장은 전혀 힘을 못쓴다.유인태수석도 엽기수석이라고 하지만 최근에 사표를 던졌다더라.언제냐 하면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盧대통령이)이기명 전 후원회장에게 보낸 메일을 유수석이 ‘온정주의에 빠졌다’고 비판했을 때다.그런데 (그 비판에 대해)盧대통령이 정색을 하면서 ‘당신은 경기고-서울대 나온 사람이니까 사고방식이 다르다.나는 고등학교밖에 못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몰아붙였단다.그 때 사표를 던진 후 유수석은 (대통령에게)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盧대통령은 지금 청와대의 왕따다.”

金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15일 오후 “‘대통령이 왕따’라고 말한 게 아니라 ‘柳수석이 왕따가 된 것같다’고 말했는데 와전됐다”고 일부 정정했다.그러나 그는 “盧대통령의 일상 스케줄이 모두 386참모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며 “이같은 메카니즘 때문에 기대와 달리 柳수석 등의 입지가 제한받고 있다”고 비판했다.또 “대통령이 어려움 속에서 혼신을 다해 도운 동지들을 버리고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만 같이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꼬집었다.

金의원은 지난해 대선 당시 선대위 홍보위원장을 맡아 ‘노무현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으나 현재는 통합모임 소속으로 민주당 잔류를 선언했다.

청와대측은 金의원의 주장을 “터무니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윤태영(尹太瀛)대변인은 “盧대통령은 후보 시절보다 훨씬 더 참모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청와대 관계자들은 柳수석이 이기명씨 관련 e메일에 대해 회의때 “앞으로는 이런 사안을 참모들과 상의해 달라”고 말했다가 盧대통령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박승희·김성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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