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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여파? …중소기업 구인·채용 모두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 1분기 구인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만7000명(1.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채용한 인원도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감소 폭이 대기업보다 컸다. 중소기업의 경우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곳도 많았다.

 6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중장년 전문인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6월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중장년 전문인력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공고판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고용노동부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 상반기(4월 기준) 직종별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인력 충원, 부족 현황 및 채용 계획 등이 포함된 조사다. 이에 따르면 올 1분기 5인 이상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83만4000명, 채용 인원은 74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1.7% 감소했다. 구인 인원은 조사 기간에 대외적으로 모집한 인원으로 최초 모집 공고를 할 때 공표한 숫자다.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노동력 조사 #구인·채용 동반 감소는 10분기만 #채용 인원 중소기업 2.9% 감소 #같은 기간 대기업은 2.9% 증가

채용 인원은 구인 인원 중에 채용이 확정되거나 채용된 사람을 말한다. 구인 인원과 채용 인원이 모두 감소한 것은 2015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기업의 채용 여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채용 여력은 더 떨어졌다. 상용근로자 300인 미만 사업체의 구인 인원은 66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지만, 300인 이상 대기업은 17만4000명으로 3.4% 늘었다. 실제 채용한 인원도 차이가 있었다. 300인 미만 사업체는 57만9000명(전체의 77.8%)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다. 300인 이상은 2.9% 증가했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미충원율 격차도 여전했다. 미충원 인원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구인에 나섰음에도 채용하지 못한 숫자를, 미충원율은 전체 구인 인원 중 미충원 인원의 비중을 말한다. 전체 미충원 인원 9만 명 중 300인 미만의 미충원 인원이 8만1000명으로 전체의 90.2%를 차지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미충원율은 각각 12.3%, 5.1%였다. 지난해보단 격차가 좁혀지긴 했으나 여전히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훨씬 심각했다. 중소기업의 경우 10명을 모집할 때 1명 이상은 기업이 원해도 구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미충원율이 높은 직종은 운전 및 운송 관련직(31.6%), 식품가공 관련직(24.2%), 재료 관련직(21.1%), 화학 관련직(19.7%),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단순직(18.5%) 순이었다. 세부 직종별로는 자동차 운전원(36.6%), 단조원 및 주조원(35.8%) 등의 미충원율이 높았다. 금속 가공업 등 뿌리 산업의 인력난이 여전하다는 의미다.

자료:고용노동부

자료:고용노동부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인력 미스매치의 이유도 달랐다. 중소기업은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의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3.8%),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16.5%) 순으로 많았다. 반면 대기업은 ‘다른 사업체와의 격심한 인력유치경쟁 때문’(23.5%),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2.9%) 순이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 2분기~3분기 동안 채용 계획 인원은 31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00명(2.1%) 증가했다”고 말했다. 경영·회계·사무 관련직(4만2000명), 운전 및 운송 관련직(4만명),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단순직(2만6000명), 영업 및 판매 관련직(2만5000명) 순으로 채용 계획 인원이 많았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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