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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미국 차량 공유 회사와 전방위 협력…해외 개척 나선 S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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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K㈜는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워크숍’을 열었다. 이 워크숍에는 동남아 1위 차량 공유 업체 그랩, 미국 1위 개인 간(P2P) 렌터카 업체 투로, 중국 상하이 차량공유 업체 AT츄처, 이스라엘 교통 관련 빅데이터 업체 오토노모 등 해외 기업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사진 SK㈜]

SK㈜는 21일부터 이틀간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워크숍’을 열었다. 이 워크숍에는 동남아 1위 차량 공유 업체 그랩, 미국 1위 개인 간(P2P) 렌터카 업체 투로, 중국 상하이 차량공유 업체 AT츄처, 이스라엘 교통 관련 빅데이터 업체 오토노모 등 해외 기업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사진 SK㈜]

#싱가포르에서 리무진 택시를 운전하는 루앙 치경(63)씨. 그는 원래 일반 택시 기사였다가 지난해 은퇴한 뒤부터 동남아 1위 차량 공유 플랫폼 그랩(Grab)의 운전자로 등록했다. 일할 때 쓰는 리무진은 개인 소유다. 그랩이 리스해 차량을 제공하고, 매달 일정 금액만 갚으면 된다. 이용 방법은 한국의 ‘카카오 택시’와 비슷하지만, 운전자가 회사 통제 없이 마음껏 운행 일정을 짤 수 있는 차이점이 있다. 지난 8일 싱가포르 그랩 드라이버 센터에서 만난 치경 씨는 “그랩 운전자로 10시간만 일하면 택시 기사로 14시간을 일한 것과 똑같은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 그랩, 미국 P2P 렌터카 투로 #중국 AT츄처 등 지역 강자들 모아 #SKT의 모바일 T맵 활용방안 논의

#‘한국판 우버’로 주목받은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는 최근 경영난에 빠졌다. 공동 창업자 김태호 대표는 지난 7일 이사회에 사퇴 의사를 밝혔고 직원 70%가량이 해고됐다. 개인 차량으로 출·퇴근 이외 시간에 영업을 하는 것은 ‘불법’이란 이유로 서울시 등이 규제에 나서면서다. 한국의 다른 차량 공유 스타트업들은 모두 풀러스와 비슷한 이유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 ‘차량 공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관련 스타트업들이 고사 위기에 직면했다. 개인 카풀을 출·퇴근 시간에만 이용하게끔 제한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의 규제 탓이다. 시장이 열리지 않자 대기업들은 국내보다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는 지난 21일과 22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글로벌 모빌리티 워크숍’을 열었다. 동남아의 그랩과 미국 1위 개인 간(P2P) 렌터카 업체 투로, 중국 차량 공유 업체 AT츄처 등 해외 사업자들을 한데 모아 기술 협력을 논의하고 나선 것이다. SK 관계자는 “만약 해외 차량 공유업체들이 모바일 내비게이션으로 SK텔레콤의 ‘T맵’을 활용하게 되면 해외 교통 정보 빅데이터를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이점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들은 기술 협력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268억원을, SK는 810억원을 그랩에 투자했다. SK는 또 지난해 미국 투로가 실시한 1000억원 규모의 펀딩에 참여했고, 올해 초에는 쏘카와 합작해 ‘쏘카 말레이시아’도 설립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차량 공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라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IHS는 관련 사업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25년 2000억 달러(222조원), 2040년 3조 달러(3337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SK 관계자는 “SK는 국내를 포함해 미국·중국·동남아 등을 4대 차량 공유 핵심 시장으로 선정했다”며 “지역별로 관련 업계 선두 기업에 투자해 사업을 넓히고 수익도 늘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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