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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돗물 ‘발암물질’ 검출에 시민들 분노 “발암물질로 분유 태워 먹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2일 대구 수돗물 사태가 확산하면서 대구시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대구 수돗물 사태에 대한 정확한 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해 달라는 등 관련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22일 오후 경북 구미하수처리장에서 방류한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고 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과불화화합물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불화헥산술폰산이라는 과불화화합물이 배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발암물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22일 오후 경북 구미하수처리장에서 방류한 물이 낙동강으로 합류하고 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과불화화합물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과불화헥산술폰산이라는 과불화화합물이 배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발암물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2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대구시 수돗물 발암물질 검출”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정수도 안 되고 끓여도 안 되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물인데 낙동강 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뉴스에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심지어 인터넷 뉴스에도 올라오지 않는 게 정상인가?”며 되물었다. 그는 “TBC에서 딱 한 번 뉴스에 나온 것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까지 제 아기에게 발암물질로 분유 태워 먹니 고 그 물로 밥을 지어 먹이고, 씻기고, 옷을 빨아 입히다니…생각만 해도 화가 치솟는다”라며 “빠른 대안을 마련해주시고, 대구시민들이 알 수 있게, 전 국민이 알 수 있게 투명하게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당 청원글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2만 9339명의 참여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 청원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 청원페이지 캡처]

앞서 TBC 대구방송은 21일 대구상수도사업본부 ‘과불화화합물 대책’이라는 제목의 문건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대구 매곡·문산 취수장에서 8종의 과불화화합물을 검사한 결과 과불화헥산술폰산 수치가 낙동강 원수에선 152.1~169.6ppt, 정수된 수돗물에선 139.6~165.6ppt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대 산학협력단 연구보고서 등에 따르면 낙동강을 상수원으로 하는 대구 수돗물의 과불화화합물 농도는 78.1나노그램(ng)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한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서울 수돗물의 15ng과 비교해 5배가량 높다.

부산은 대구보다 더 높아 수돗물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리터당 109ng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학협력단은 지난해 1∼2월 전국 행정구역별로 가정 수돗물을 수거해 분석했다.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 20일 구미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는 과불화화합물 농도가 리터당 100ng이었다.

과불화화합물을 아직 먹는 물 수질 기준으로 설정한 나라는 없으며 권고기준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구상수도사업본부는 “과불화헥산술폰산이라는 과불화화합물이 배출된 것은 사실이지만 발암물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수도사업본부는 “환경부가 배출원이 된 구미공단 내 관련 업체를 확인하고 시정조치를 했으며 이후 관련 농도가 낮아졌다”고 덧붙였다.

과불화화합물은 지난달 29일 환경부가 라돈과 함께 수돗물 수질 감시항목으로 새로 지정한 물질이다.

배재성 기자 hongod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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