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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이사장 “북 김정은, 경제성장 의지에 맞는 과감한 결단 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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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이사장은 22일 6ㆍ12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주장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공동발표문에 담기지 않은 것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깨지 않은 것은 북한에 기회를 한 번 준 것”이라며 “이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성의를 보일 때”라고 말했다. ‘북ㆍ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전망’을 주제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 강연에서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캠코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캠코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 이사장은 북ㆍ미 정상회담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아주 중요한 첫걸음”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압력과 회유와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또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북ㆍ미 간 무난한 주고받기가 계속되겠지만 그 이후 갈등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통해 정상국가로 가는 행보를 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이고, 그 진전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김정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이 성사될지가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22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의 강연을 듣고 있는 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 참석자들. 강정현 기자

22일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의 강연을 듣고 있는 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 참석자들. 강정현 기자

홍 이사장은 이어 “김정은 위원장은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절박함을 읽고 협상을 잘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은 대통령 혼자가 아니라 의회ㆍ싱크탱크 등이 함께 움직인다는 점을 김 위원장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ㆍ미 정상회담 후) 북한 비핵화는 국제사회 공통의 과제가 됐으며, 각국의 국익 극대화를 위한 외교 전쟁이 벌어졌다”며 “지금부터가 진짜 힘들다. 우리의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겐 핵을 내려놓고 정정당당한 대로를 걸을 것을 촉구했다. 홍 이사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경제 성장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의지에 상응하는 과감한 결단이 내려지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비핵화를 하지 않고 미국을 속여가며 중ㆍ러와만 밀착해 작은 기업으로만 만족할 것인지, 비핵화를 한 뒤 대기업으로 살 것인지 그의 선택이 남았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ㆍ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거론한 주한미군 철수 이슈에 대해 “미국에선 사실 이 문제가 상당히 오래 전부터 의회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었다”면서 “과연 주한미군을 둘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식이 의회에 팽배해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한ㆍ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재 3만2000명(국방부 공식 집계는 2만8000명)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 중이고 나는 그들의 철수를 바란다. 다만 지금은 (철수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주한미군 철수가 우리 안보에 주는 충격을 감안하면 우리 사회 보수와 진보 사이에 갈등이 얼마나 불거질지 걱정”이라며 “정부가 우리 안보를 위해 여야, 진보ㆍ보수를 넘어 국민적 합의점을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말했다. 홍 이사장은 이어 “적어도 독립국가로서의 전쟁 억지력을 가질 수 있는 국방력을 예산에서 집행할 수 있는 논의도 시작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의 22일 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 강연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홍석현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 이사장의 22일 캠코 통일국가자산연구포럼 강연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북한과의 경제 교류·협력에 있어서도 국민적 합의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북한과 경제 교류·협력을 하는 문제에 대해선 여야를 초월해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될 수 있는 하나의 일관된 정책을 국민적 합의로 만들어가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엔 문창용 캠코 사장과 포럼 위원, 북한 전문가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외교부·국방부·기획재정부 당국자들과 한국은행, KDB 산업은행 관계자 등도 강연을 들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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