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즉각 중단"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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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는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차관은 21일 러시아가 이란에 미사일을 판매하려는 계획과 관련,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번스 차관은 18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러시아 정부에 '지금은 비상시국'이라며 미사일 판매계획 철회를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 측에 이란에 대한 원자력발전소 건설 협력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부시 행정부는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니콜라이 스파스키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신들이 이란에 판매하는 것은 '방어용 시스템'이라며 "우리는 이란에 약속한 군사적.기술적 협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란에 판매하려는 것은 지대공 토르(Tor-M1.사진) 미사일 대공 방어 시스템이다. 토르는 중.저고도로 침투하는 적기를 사정거리 12㎞짜리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하는 이동식 방공 시스템이다. 러시아와 이란은 지난해 12월 토르 미사일 시스템 29기를 7억 달러(약 7000억원)에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워싱턴 포스트는 "러시아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미국은 이란에 대한 무기 금수 문제를 5월 2일 열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것"라고 보도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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