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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K팝(북한 노래), 평양냉면 즐기러...북한 여행 희망하는 일본인 증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도쿄(東京) 소재 대학에 다니는 A씨는 지난 해 북한전문 여행사를 통해 3박 4일간 북한을 다녀왔다.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 ‘NK팝’이라고 불리는 북한 가요에 관심을 가진 게 계기였다. 북한에서의 경험에 대해 그는 “자유롭게 질문은 하지 못했지만, 현지 중고생들의 학교생활을 들을 수 있었다. 소박한 아이들이라고 느꼈고, 정치적인 부분을 배제하면 매력적인 관광 자원도 많았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후 '위험' 이미지 사라져..70%가 20~40대 #北음악·음식·구형 탈것 등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도 신청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한 소식이 연일 이어지면서 북한 여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0일 보도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관심이 증가한 게 특징이다. 북한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여행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여행사 담당자들은 “북한 관련 뉴스가 쏟아지면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진 것 같다”고 보고 있다.

일본의 북한전문 여행사 JS투어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 JS투어 홈페이지 캡처]

일본의 북한전문 여행사 JS투어 홈페이지 메인 화면. [사진 JS투어 홈페이지 캡처]

북한전문 여행사인 도쿄 ‘제이에스 엔터프라이즈(JS 투어)’에 따르면 2016년과 2017년 이 회사를 통해 북한을 여행한 사람은 각 50명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는 5월까지 94명이 북한 여행을 신청해 일부가 다녀왔다.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후에는 단체 신청도 크게 늘어 6월 15일까지 신청자가 120명을 넘어 섰다.

그 중 70%가 20~40대라고 여행사 측은 밝혔다.

북한과 일본은 미수교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의 북한전문 여행사들은 북한 국영 조선국제여행사 등 현지 업체들과 업무 협약을 맺고 비자 발급이나 관광 상품 판매를 한다. 여행사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 등에서 미사일을 쏘지 않겠다고 발언함으로써 ‘위험하다’는 이미지가 옅어졌다. 그 덕분에 원래 북한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여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이들 중에는 A씨처럼 일본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동화 등에 ‘NK팝’이라는 타이틀로 올라와 있는 북한 노래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이 사이트에서 인기가 높은 ‘공격전이다’라는 제목의 북한 노래는 “백두산 번개처럼 공격”, “목표는 강성대국 희망봉이다” 등의 가사로 이뤄져 있다.

또 평양냉면 등 북한 음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북한에서 여전히 사용되는 구형(舊型) 기차나 비행기를 타 보고 싶은 마니아들도 북한 방문을 신청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진위논란이 일었던 평양 스타벅스 인증샷. 외국인 관광객이 스타벅스 컵을 들고 가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leehc0415 인스타그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진위논란이 일었던 평양 스타벅스 인증샷. 외국인 관광객이 스타벅스 컵을 들고 가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leehc0415 인스타그램]

현재 북한과 수교 중인 나라는 162개국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북한 여행이 허용되지만 관광객들은 사전에 북 당국의 허가를 받은 장소만 방문할 수 있고, 체류 기간 내내 현지 가이드가 붙는 등 행동의 제약이 많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북한 여행 희망자가 증가하는 데 대해 “일본 정부는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국민들에게 여행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북한 여행의 장단점에 대해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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