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도 항공사 생겼다…광주·무안 둥지 튼 ‘에어필립’ 첫 취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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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부터 광주공항과 김포공항을 하루 6회씩 운항하는 에어필립의 소형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 에어필립]

오는 30일부터 광주공항과 김포공항을 하루 6회씩 운항하는 에어필립의 소형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다. [사진 에어필립]

호남 지역 여행자들은 해외에 나갈 때마다 차량이나 열차를 타고 인천이나 경남 김해 등지로 이동해야 한다. 호남권 유일의 국제공항인 무안공항은 이렇다 할 해외노선이 없는 데다 광주공항은 국내선만 운항하고 있어서다. 국제선 항공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이나 김해공항 등까지 3~4시간을 허비하는 것이다.

㈜에어필립 30일 광주~김포 취항 #50인승 하루 6회 ‘프리미엄급' 운항 #연 40만명 해외여행객 불편 덜어 #에어필립, 호남기반 첫 소형항공사 #광주·무안공항 등 경제활성화 주목 #“올해 3대, 2022년 12대까지 늘려”

광주와 전남·전북의 해외 여행객을 위한 하늘길이 새로 열린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소형항공사인 ‘㈜에어필립’이 광주~김포 노선을 시작으로 본격 운항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에어필립은 “소형 항공기인 ERJ-145기종이 오는 30일부터 광주공항과 김포공항을 하루 왕복 3회씩 운항한다”고 19일 밝혔다.

광주와 김포를 오갈 항공기는 브라질 엠브라에르사가 제작한 50인승 지역운송용 여객기다. 요금은 주중 7만~13만원, 주말 9만~13만원이며, 비행시간은 50분이다. 차를 타고 4시간이 넘게 걸리던 광주공항과 김포공항 간 이동시간이 짧게는 1시간30여분까지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에어필립의 광고 모델인 다니엘 헤니. [사진 에어필립]

에어필립의 광고 모델인 다니엘 헤니. [사진 에어필립]

에어필립은 이번 광주~김포 노선 취항을 시작으로 인천공항과 김해공항 등으로 국내 노선을 늘려갈 계획이다. 주력 노선으로 추진 중인 광주~인천, 무안~인천 노선은 정기·부정기노선을 병행 운행함으로써 여행객의 편의를 돕게 된다. 현재 에어필립 측은 인천공항 운항을 위해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확보 작업을 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호남권 해외여행자 42만여 명 중 30여만 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하루 평균 1000여 명의 여행자가 4시간이 넘게 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인천까지 이동하고 있다.

흑산공항과 울릉공항의 개항 시기에 맞춰서는 광주~흑산, 광주~울릉 노선 운항도 검토 중이다. 50인승 이하의 여객기를 이용해 섬이나 오지까지 직접 여행객을 실어나를 수 있는 게 소형 항공기의 최대 강점이다. 흑산공항과 울릉공항은 섬 지역의 관광 인프라를 위해 각각 2021년, 2022년 개항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 중이다.

호남의 거점 항공사의 탄생은 해외 여행객들의 편익 증진 외에도 광주공항·무안공항 활성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ERJ-145 1호기를 보유한 에어필립은 7월과 8월에 2·3호기를 차례로 들여올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ERJ-145보다 기체가 큰 E-175를 3대 도입하는 등 2022년까지 총 12대의 항공기를 보유할 계획이다. 운항 노선도 국내선에 이어 일본 후쿠오카·기타큐슈, 중국 베이징·칭다오, 베트남 하노이·다낭, 필리핀 마닐라·세부 등지로 확대한다.

지난 3일 광주공항을 거점으로 취항을 준비 중인 ㈜에어필립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열린 호남국제관광박람회에서 승무원 '현장 캐스팅 코너'를 운영해 성황을 이뤘다. [뉴시스]

지난 3일 광주공항을 거점으로 취항을 준비 중인 ㈜에어필립이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열린 호남국제관광박람회에서 승무원 '현장 캐스팅 코너'를 운영해 성황을 이뤘다. [뉴시스]

에어필립은 2016년 12월 소형항공운송사업체인 ‘블루 에어(Blue Air)’를 인수한 후 국토교통부의 예비평가 등을 거쳐 취항 작업을 마쳤다. 오는 29일에는 광주공항에서 광주시·전남도 주요 인사들과 에어필립의 광고모델인 다니엘 헤니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항식을 갖는다.

엄일석 에어필립 회장은 “소형 항공사는 저가 항공사(LCC)와는 달리 기존 항공사보다 10~20%가량 높은 가격에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라며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리미엄 비즈니스 항공사를 만드는 데 전 직원의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에어필립의 광주공항~김포공항 항공기 스케줄. [사진 에어필립]

에어필립의 광주공항~김포공항 항공기 스케줄. [사진 에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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