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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 라이브]'우리형 해트트릭'…호날두, 뉴 무적함대 맞서 "지(Si)~"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첫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첫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한국시간)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이 열린 러시아 소치의 피시트 스타디움.

포르투갈 호날두, 첫경기부터 해트트릭 #'뉴 무적함대' 스페인 상대로 원맨쇼 #유럽 챔피언 이어 생애 첫 월드컵 우승 꿈꿔

킥오프 2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포르투갈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은 팬들로 가득찼다. 포르투갈은 물론 러시아·중국 등 국적을 불문하고, 할아버지부터 아이까지 나이를 초월한 팬들이 호날두의 포르투갈과 레알 마드리드 7번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포르투갈 축구팬들이 15일 소치 파시트 스타디움에서 호날두의 7번 유니폼을 입고 장외응원전을 펼쳤다. 소치=박린 기자

포르투갈 축구팬들이 15일 소치 파시트 스타디움에서 호날두의 7번 유니폼을 입고 장외응원전을 펼쳤다. 소치=박린 기자

포르투갈 축구팬이 15일 포르투갈과 스페인전을 앞두고 호날두의 골세리머니를 따라했다 . 소치=박린 기자

포르투갈 축구팬이 15일 포르투갈과 스페인전을 앞두고 호날두의 골세리머니를 따라했다 . 소치=박린 기자

잔디밭에서 호날두의 전매특허인 공중에서 180도 회전한 뒤 두팔을 쭉 뻗는 '호우 세리머니'를 펼치는 팬도 있었다. 국내에는 "호우", "주우우우(Suuuuu)~"라고 외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지(Si)~"다.

포르투갈-스페인전은 조별리그 최고 빅매치로 기대를 모았다. 국내축구팬들 중 호날두를 친근하게 '우리형'이라 부르며 응원하는 이들이 많았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포르투갈 경기에서 사전 훈련 도중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포르투갈 경기에서 사전 훈련 도중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를 앞두고 스페인 언론 엘문도는 호날두가 탈세 혐의로 2년 징역형과 벌금 240억원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에서 초범이 징역 2년 이하를 선고받으면 집행유예로 풀려난다. 호날두는 킥오프 전 담담한 표정으로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수를 치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주장완장을 찬 호날두는 4-4-2 포메이션 중 투톱 공격수로 선발출전했다. 소속팀 동료 세르히오 라모스, 이스코, 나초를 비롯해, 카르바할, 바스케스, 아센시오 등 6명과 적으로 마주했다.

호날두는 전반 2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주특기인 헛다리짚기 드리블로 페널티 박스 왼쪽을 파고들었다. 호날두가 나초의 다리에 걸려넘어지자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오른발슛으로 골망 오른쪽을 흔들었다. 그리곤 왼쪽 코너킥 부근으로 달려가 '호우 세리머니'를 펼쳤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스페인 라모스를 앞에 두고 두 번째 골을 터트리고 있다.[연합뉴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스페인 라모스를 앞에 두고 두 번째 골을 터트리고 있다.[연합뉴스]

1-1로 맞선 전반 44분 또 한번 호날두의 발끝이 불을 뿜었다. 호날두는 아크 왼쪽에서 왼발슛으로 골을 터트린 뒤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쳤다.. 스페인 골키퍼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중거리슛을 놓쳐 '기름손' 오명을 얻게됐다.

하지만 '뉴 무적함대' 스페인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스페인은 유로2008, 2010 월드컵, 유로2012까지 메이저대회를 3연패하면서 '무적함대'라 불렸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스페인은 러시아 월드컵 직전 로페테기 감독을 경질한 뒤 이에로 감독을 선임하는 풍파를 겪었다. 본선행을 이끈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 감독에 부임한게 일방적으로 발표돼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스페인 페르난데스 나초(왼쪽 두번째)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3-2로 앞서는 역전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스페인 페르난데스 나초(왼쪽 두번째)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3-2로 앞서는 역전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무적함대는 젊고 더 빨라졌다. 특유의 패싱 플레이에 이스코 등 에너지를 갖춘 신무기가 가세했다. 여기에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이니에스타(스페인) 등 경험많은 노장들이 건재했다.

공격수 디에고 코스타(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0-1로 뒤진 전반 24분 현란한 드리블 후 오른발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또 1-2로 뒤진 후반 10분 코스타가 부스케츠가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여기에 페널티킥 선제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던 나초가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호날두는 동점골을 뽑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처럼 보였다. 하지만 호날두는 후반 42분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아크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공을 골문 상단에 꽂아넣었다. 호날두는 또 한번 '지' 세리머니를 펼쳤다. 호날두는 이날만 A매치 82호, 83호, 84호골(151경기)을 뽑아냈다.

경기장을 찾은 4만3866명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호날두의 해트트릭을 앞세운 포르투갈은 극적으로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호날두는 경기 후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첫 골을 넣은 뒤 의기양양해 하며 브루누 페르난드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가 15일 러시아 소치 피시트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B조 1차전 스페인과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첫 골을 넣은 뒤 의기양양해 하며 브루누 페르난드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날두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함께 한해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10년간 나눠 가졌다. 하지만 천하의 호날두도 들지 못한 우승컵이 있다. 바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이다.

유로 2016에서 포르투갈의 깜짝 우승을 이끈 호날두는 마지막 월드컵을 꿈꾸고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포르투갈은 4위에 올랐지만 호날두는 1골에 그쳤다. 4년 뒤 남아공에서도 호날두는 1골에 머물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1골에 그치며 예선 탈락했다.

포르투갈은 객관적 전력상 우승 후보가 아니지만 호날두가 골 결정력을 발휘한다면 '유럽 챔피언'에 이어 '월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 4년 뒤 2022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월드컵 때 호날두는 37세가 된다. 어쩌면 러시아 월드컵이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소치(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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