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北 비핵화하는데 우리만 한미훈련 할수는 없지 않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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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CVID가 아닌 CD만 되었다고 너무 타박하지 말자”며 “빠진 알파벳 VI에만 집중하는 것은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13일 낮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쓰고 “CVID는 CD와 동일한 개념이다. 검증 가능하지 않은데 어떻게 완전한 비핵화일 수 있으며 되돌이킬 수 있는데 어떻게 완전한 비핵화일 수 있나”라며 “당연히 V나 I는 C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정치권은 알파벳 철자 따지기보다 미국과 북한에게 너무 시간을 끌지 말고 비핵화 추가 합의를 조속히 하라고 촉구해야 한다. CVID의 구체적 내용을 포함하는 추가 합의를 조속히 이끌어내라고 말이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한미훈련 중단’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 의원은 “트럼프가 한미훈련 중단을 발표하면서 그 근거로 경제 비용을 언급하고 도발적이란 표현까지 쓴 건 부적절했다”면서도 “현 시점 한미 훈련 중단은 북한 비핵화 신뢰구축을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미훈련 중단은 북한 비핵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북이 비핵화 약속을 어기면 한미훈련은 즉각 재개되는 것”이라며 1992년~94년에 있었던 한미 훈련 중단 사례를 언급했다.

하태경 국회의원이 27일 오후 바른미래당 울산시당 4층에서 열린 이영희 울산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하태경 국회의원이 27일 오후 바른미래당 울산시당 4층에서 열린 이영희 울산시장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스1]

1992년 북한은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조건으로 한미연합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해왔고, 한미 양국이 논의를 통해 훈련을 중단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핵실험에 박차를 가하면서 다음 해 1월, 훈련이 재개됐다.

하 의원은 “이번에도 똑같다. 북이 완전한 비핵화 잘 이행하면 우리도 한미훈련 중단하고 우리를 속이고 비핵화 이행 거부하면 훈련 재개하면 되는 것”이라며 “북은 비핵화 충실히 이행하는데 우리만 한미훈련을 계속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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