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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발목 잡는 과거…과오 결별” 발언 의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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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

[사진 방송화면 캡처]

[사진 방송화면 캡처]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섰던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장까지 걸어가며 평정심을 되찾은 듯하더니 ‘우리는 성공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담에 미소도 지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12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는 않았다’며 뜻밖의 발언을 이어갔다.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눈과 귀를 가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는 않았다’고 운을 띄우더니, ‘발목을 잡는 과거’, ‘그릇된 편견과 관행’을 언급하며 자아 비판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1대1 단독회담 이후 이어진 확대 회의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언급이 이어졌다.

“우리의 발목을 지루하게 붙잡던 과오를 과감하게 이겨냄으로써 대외적인 시선과 이런 것들을 다 짓누르고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마주 앉은 것은 평화의 전주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라는 표현이 북한과 미국을 동시에 지칭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과거의 북미 관계를 그릇된 것으로 평가하고, 앞으로는 이와 다를 것이라는 점을 스스로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은 북미 협상 국면에서 과거와는 다른 선제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 차례 회담 취소를 선언했을 때에도 불과 9시간 만에 김계관 담화를 발표해 마음을 돌려놓았던 것은 그 단적인 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내부에서도 북미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행보에 대해서 상당히 부담을 갖는 그룹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본인은 이것을 뚫고 나가고 있고, 본인이 가장 먼저 북미 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하고자 한다”고 평가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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