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레이더] 중소형·내수주에도 햇살 들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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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증시가 미국의 잇따른 경기회복 소식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전 주말보다 5.91포인트(0.77%)오른 767.4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쉬어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계속 매수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뉴욕 증시는 지난주 소폭 하락했지만 18개월 만에 가장 활발한 장세를 형성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감소형 경기회복'이란 기현상이 빚어지고는 있지만 아무튼 기업 실적은 호전되고 있고, 경기의 선행지표인 증시도 상승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동안 경기회복의 실마리는 반도체와 컴퓨터 등 기술주가 풀어왔으나 최근에는 다른 산업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은 최근 IBM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고, 세계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이달에도 매출 증가율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에서도 수출과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완전 실업자 수도 감소하는 등 불황 탈출을 알리는 지표들이 늘어나면서 닛케이지수가 11,000포인트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자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세계 경제 1, 2위 국가의 경제가 동반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수출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추석 연휴 전날 장중 47만원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대다수 종목은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물론 종합주가지수의 상승률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반도체 등 미국 경기회복과 관련있는 종목들에 치우쳐 있고, 국내 내수와 관련된 중소형주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종합주가지수가 750선쯤 되면 개인투자자들이 나서 중소형주를 사들였지만 이번 상승장에서는 좀처럼 매수세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좀더 가시적인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야만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가지 않고, 증시로 들어갈 것이라는 점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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