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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올림픽 경기장 전광판 기록 측정장비 |"한치도 오차 없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땅』총소리와 함께 전광판의 시계가 1백 분의 1초로 돌아간다. 1위로 골인한 선수의 감격한 얼굴이 컬러 전광판을 가득히 채운다. 이처럼 경기강의 전광판은 경기의 흐름을 한눈에 보여주는 영상매체다. 경기 운영을 좌우하는 전광 시스템과 이에 연결된 첨단 계측 장비를 알아본다.

<원리>
전광판 시스템의 중요성은 8월 초 한·소 친선 체조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헝가리 일렉트로 임펙스 사에서 설치한 체조 경기강의 전광판 채점기가 성적을 제 때에 내지 못해 경기 흐름이 엉망이 된 것.
서울 올림픽에는 28개 경기장에 갖가지 전광판이 설치돼 운영된다. 컬러 TV에 면역된 우리는 전광판을 간단하게 보지만 실제는 다르다.
전광판은 기록 측정기·경기 정보 전산 시스템(GIONS)·채점기와 연결된 전자 기술의 집합체다.
전광판에는 컬러와 흑백이 있는데 흑백은 주로 문자 정보를 표출한다. 잠실 주 경기장에 시설된 가로14·4m, 세로 9찌 짜리 컬러 전광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명도를 자랑한다. 시공자는 스위스 오메가 사와 삼익전자. 이 컬러 전광판은 6만 9천 여 개의 형광 램프로 꾸며졌다. 램프의 색은 적·녹·청 3가지. 이 때문에 컬러 전광판은 40m쯤 떨어져야 가장 선명한 색을 볼 수 있다.
컬러 램프가 컴퓨터 조작에 의해 64가지의 색도로 구분돼 색상을 만들어낸다. 표출 가능한 색상은 26만2천 여 가지.
전광판에는 모두 컴퓨터 시스템이 부착돼 한글·영어, 일부는 한자까지도 나타낸다.
국내의 제작 기술은 86, 88을 계기로 크게 발전해 해외에 수출될 정도.
전광 시스템은 사고에 대비해 모두 대체 장비가 달려있어 전기가 나가거나 컴퓨터에 이상이 있어도 정상 작동한다. 특히 개·폐회식이 열리는 주 경기장에는 비상 장치가 2중으로 보완됐다.

<구성>
육상·수영 등 기록 경기는 전광판과 계측기가 연결돼 있다. 입력된 경기 결과는 동시에 온라인으로 GIONS에 들어간다.
총 소리가 나면 음압으로 압력 센서가 작동, 시간을 재는 타이밍 컴퓨터가 돌아간다. 육상·수영 등은 각 트랙 뒤에 소형 스피커가 달려있어 거리에 따라 총 소리가 늦게 들리는 불공평을 막는다.
타이밍 컴퓨터는 또 전광판과 TV에 이어져 문자를 보여준다.
육상의 경우 전광판에 보이는 기록은 공인 기록은 아니고 관중이나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
사진 판정기가 1백 분의 1초 간격으로 찍은 사진을 심판이 판독, 사인해야 공인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이 때 걸리는 시간은 7분. 1위의 기록을 보다 정확히 하기 위해 광전자 감응장치를 결승선에 일직선으로 설치해놓는다. 이 강치는 적외선 빔을 발사해 골인 선수들이 달려들어가며 이를 차단하면 감지하는 것.
투창과 넓이 뛰기 등 거리기록 경기에는 광파 측정기가 동원된다. 오차는 90m에 5mm로 측정 기록은 필드 전광판에 나타난다.
육상 경기장에는 등뒤에서 초속 2m 이상의 바람을 받으면 공인을 못 받으므로 풍속계도 설치된다.
수영 경기장은 전광판의 진수를 보여주는 곳. 경영 전광판·채점기·수구 전광판 등이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해 돌아간다.
출발 신일♀에 따라 선수가 발을 떼면 자동으로 시계가 작동하며 미리 발을 떼는 등의 반칙동작도 붉은 등이 들어오는 식으로 즉시 감지된다. 선수가 골인 지점에서 신체부위로 터치패드를 건드리면 기록이 나온다. 측정 가능시간은 0·001초. 그러나 공인 기록은 0·01초까지만 채택된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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