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안철수 후보의 인물 평가에 대해서는 높이 사지만 현실적으로 선거는 조직의 열세로는 치를 수가 없다"며 김문수 한국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요청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서울시민과 야권에서는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원순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야권이 분열되어 선거를 치르면 지난 탄핵 대선의 재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안철수 후보님이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해 주시면 지방선거 후 양당이 대동단결하여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적었다.
홍 대표는 "현실적으로 조직과 정책 면에서 우세에 있는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기는 참 어렵다.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25개 구청장, 광역·기초의원, 국회의원 보선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 후보님의 구국적 결단을 앙망한다"고 호소했다.
그간 홍 대표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는 지난달 31일 안 후보를 향해 "영혼이 흔들리는 사람”이라며 “절대 뽑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대표가 안 후보에 관해 페이스북을 작성하면서 경어를 쓴 것도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일선 현장 유세에서 벗어난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공중전'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로의 단일화를 강조하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꺼뜨리는 심리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홍 대표는 지난달 25일 단일화에 관해 "단일화는 이념과 정책이 유사한 후보끼리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단일화를 하려면 박원순·안철수가 단일화를 하는 것이 맞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