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영혼 흔들린다'던 안철수에 "높이 산다"고 말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방선거 지원 유세 포기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오종택 기자

지방선거 지원 유세 포기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 참석했다. 오종택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 "안철수 후보의 인물 평가에 대해서는 높이 사지만 현실적으로 선거는 조직의 열세로는 치를 수가 없다"며 김문수 한국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요청했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서울시민과 야권에서는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원순 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야권이 분열되어 선거를 치르면 지난 탄핵 대선의 재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안철수 후보님이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해 주시면 지방선거 후 양당이 대동단결하여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적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연합뉴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연합뉴스]

홍 대표는 "현실적으로 조직과 정책 면에서 우세에 있는 김문수 후보가 사퇴하기는 참 어렵다. 상대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25개 구청장, 광역·기초의원, 국회의원 보선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안 후보님의 구국적 결단을 앙망한다"고 호소했다.

그간 홍 대표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그는 지난달 31일 안 후보를 향해 "영혼이 흔들리는 사람”이라며 “절대 뽑으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대표가 안 후보에 관해 페이스북을 작성하면서 경어를 쓴 것도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일선 현장 유세에서 벗어난 홍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공중전'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후보로의 단일화를 강조하며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을 꺼뜨리는 심리전"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홍 대표는 지난달 25일 단일화에 관해 "단일화는 이념과 정책이 유사한 후보끼리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단일화를 하려면 박원순·안철수가 단일화를 하는 것이 맞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캡처 페이스북]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 [캡처 페이스북]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