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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든든한 지원군…'스페인 어벤져스 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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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월드컵 출정식 행사에서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를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2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월드컵 출정식 행사에서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를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둔 한국축구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스페인 3인방 토니 그란데(71) 수석코치, 하비에르 미냐노(51) 코치, 가르시아 에르난데스(64) 전력분석코치다. 이들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 축구대표팀에 몸담았던 ‘스페인 어벤져스 코치진’이다.

그란데 수석코치와 미냐노 코치는 지난해 11월 한국대표팀에 합류했다. 선수 시절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로 뛴 그란데는 1979년부터 40년 넘게 코치로 활동한 명지도자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수석코치로 파비오 카펠로(이탈리아),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같은 명장들을 보좌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스페인축구대표팀 코치로 델 보스케(스페인) 감독을 모시며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유로2012 우승에 기여했다. 스페인 대표팀 사비 에르난데스, 레알 마드리드 지네딘 지단 등 수퍼스타들이 그의 제자다.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 기자석에서 미냐노(가운데) 코치가 헤드셋을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대한축구협회]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 기자석에서 미냐노(가운데) 코치가 헤드셋을 착용하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대한축구협회]

미냐노 코치는 스페인 마드리드 폴리테크닉 대학에서 스포츠생리학 석사과정을 밟았고 축구학 교수도 역임했다. 그란데와 함께 레알 마드리드와 스페인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에르난데스는 그란데-미냐노와 함께 코치로 2001-2002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일조했고, 2003년부터 2016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전력분석관을 지냈다. 지난 3월 한국대표팀에 가세했다.

그란데 코치(왼쪽)와 미냐노 코치(오른쪽 둘째)는 신태용 감독(오른쪽)을 잘 보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그란데 코치(왼쪽)와 미냐노 코치(오른쪽 둘째)는 신태용 감독(오른쪽)을 잘 보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신태용(48) 한국 감독은 “그란데와 미냐노 코치를 유럽에서 직접 면접을 보고 뽑았다. 세계 톱클래스 코치진인데 스스로를 낮춘다. 나도 월드컵과 유로 우승을 경험한 코치진을 존중한다. 난 인복(人福)이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평소 그란데 코치와 와인을 한잔 기울이며 깊은 축구 이야기를 나눈다. 신 감독이 “스페인대표팀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느냐”고 묻고, 그란데 코치도 신 감독의 팀운영과 열정을 높게 평가한다. 그란데 코치가 스페인 축구가 강하니 이렇게 해야한다는 식이 아니다. 스페인축구와 한국축구의 레벨 차이가 있는 만큼, 한국특성과 눈높이에 맞춰 최종결정은 100% 신태용 감독이 내린다. 대표팀의 한 선수는 “스페인 코치진이 가세한 뒤 감독님이 더욱 무게감이 있고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축구대표팀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가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대비 소집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가 24일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대비 소집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뉴스1]

그란데 코치는 커피 그란데(Grande) 사이즈처럼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스페인에서 ‘늙은여우’라 불리는 그란데 코치는 상대 약점을 잘 꿰뚫는다.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와 평가전(한국 2-0승)에서 고요한(서울)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해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꽁꽁 묶는게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고요한의 거친 플레이에 흥분을 잘하는 로드리게스는 고요해졌다.

그란데 코치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스페인-독일의 4강전에서 나온 카를레스 푸욜의 헤딩골 장면을 자주 언급한다. 당시 사비 에르난데스가 코너킥을 올렸고 부스체크와 피케가 몸싸움을 펼쳐 공간을 만들어줬다. 경기 전 프로축구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의 세트피스 제의를 대표팀 코치진이 수용한게 적중했다. 한국 대표팀도 최근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주축선수들이 코치진에 적극 의견을 개진한다.

그란데 코치는 그림자처럼 신태용 감독을 잘 보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그란데 코치는 그림자처럼 신태용 감독을 잘 보좌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조준헌 대한축구협회 미디어 팀장은 “그란데 코치는 인자한 옆집 할아버지 느낌이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그림자처럼 신 감독을 잘 보좌한다”고 전했다. 그란데 코치는 “스웨덴과 멕시코에 뒤지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준비한다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란데 코치는 29일 대구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에서 한국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대구=박린 기자

그란데 코치는 29일 대구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에서 한국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대구=박린 기자

미냐노 코치는 피지컬 부분을 담당하면서 선수들의 몸과 컨디션 관리를 책임진다. 또한 전술 부분에서도 능통하다. 70세가 넘은 그란데 코치가 전자 기기를 다루는데 익숙치 않는데, 미냐노 코치는 노트북과 태블릿PC에 상대국 영상 등 엑스파일을 수두룩하게 갖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 가르시아 전력분석코치.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대표팀 가르시아 전력분석코치. [대한축구협회]

러시아 월드컵부터 경기 중 감독이 헤드셋을 착용할 수 있게되면서, 가르시아 전력분석관의 상대국 장단점을 분석한 현미경 분석도 중요해졌다. ‘무적함대’ 스페인축구 DNA가 한국축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대구=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한국축구대표팀의 ‘스페인 어벤져스 코치진’

▶토니 그란데(71) 수석코치
레알 마드리드 수석코치(1996-2003, 2006-07)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2008-2016)

▶하비에르 미냐노(51) 코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코치(1989-1992) 레알 마드리드 코치(1992-2003) 스페인 대표팀 코치(2008-2016)

▶가르시아 에르난데스(64) 전력분석코치
레알 마드리드 전력분석관(2003-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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