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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일삼다 소년원 수감됐던 가출소녀가 새내기 간호대생된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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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가명) 양은 4살 때 부모님이 이혼한 뒤 아버지와 단둘이 어렵게 생활했다. 이양은 중학교 3학년 때 부터 가출을 시작하면서 학교와 멀어지게 됐다.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일주일도 다니지 못하고 학교를 떠나게 됐다. 거리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처음엔 범죄에 가담할 것을 강요하는 또래들의 폭행을 피해 도망쳤지만 어느 순간 자신이 다른 아이들에게 범죄를 강요하다가 경찰에게 쫒기는 신세가 됐다. 견디다 못해 집으로 돌아온 이양은 아버지의 설득으로 자수하고 재판을 받게됐다. 이후 이양은 담당 경찰의 소개로 부산광역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를 알게됐고, 센터의 지원을 받아 검정고시 준비를 시작했다.

 이양은 공부를 다시 시작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재판 결과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 9호’ 판결 받고 소년원에 송치됐다. 이양은 소년원에서 끊임없이 반성하면서 직업훈련을 받고, 생활성적 우수자가 되면서 임시퇴원하게 됐다. 소년원 문을 나선 이양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연계로 직업역량강화프로그램을 참여해 발달장애인을 돌봤다. 그러면서 간호사라는 새로운 꿈을 가지게됐다. 이양은 하루도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열심히 공부해 지난 3월 모 대학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여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 3년을 맞아 법률 시행 이후 이양과 같은 학교 밖 청소년 15만3000여명에게 취업ㆍ교육ㆍ상담 등을 지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여가부는 “법률 시행 이후 전국 202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상담ㆍ교육ㆍ취업ㆍ자립지원 등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2만314명이 검정고시ㆍ상급학교 진학 등 교육지원을, 9663명은 직업훈련ㆍ자격증 취득 등 취업지원을 제공받았고 이 외에도 맞춤형 상담, 문화예술 및 동아리활동, 건강검진 등이 지원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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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는 학교 밖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하기 위해 지난해 말 관계부처(교육청ㆍ경찰서)와 온라인정보연계시스템을 구축했다. 과거와 달리 학교 밖 청소년이 발생하는 즉시 신속하게 해당 청소년의 정보가 지원센터로 연계되도록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지원 밖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이 더 많다. 여가부에 따르면 ’부적응’을 이유로 학교를 그만둔 학령기 청소년은 35만명(2016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매년 약 2만5000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중도에 떠난다.

박선옥 여가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은 “학교를 다니건 다니지 않건 우리사회 모든 청소년들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지닌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학교 밖 청소년 정책의 목표”라며 “학교 밖 청소년들의 자존감과 자립역량을 높이는 지원을 강화하고 이들을 둘러싼 편견과 차별 해소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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