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졸 취업문 더 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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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채용시장이 별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대졸 이상 구직자들의 취업난이 심해지고, 정규직 채용 기회도 매우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애초 주요 취업 포털들은 올해 채용시장이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13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153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06년 인력 채용 동태 및 전망'을 조사한 결과 올해 기업의 채용 예상 규모는 지난해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8.4%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었다. 이번 조사에서 300인 이상 대기업은 전년 대비 채용이 5.7% 증가할 것으로 나왔지만 중소기업은 12.9%나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졸 이상 일자리의 경우 대기업은 일자리를 3.5% 늘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증가율은 지난해(17.8%)에 비해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에는 대졸 이상 일자리를 소폭(1.4%) 늘릴 것이라 답했던 중소기업이 올해엔 채용을 13.3%나 줄일 계획이었다.

경총 이광호 전문위원은 "연초부터 환율이 급락하고 유가가 급등하다 보니 기업들이 경기 회복을 확신하지 못하면서 올해 인력운용 계획을 보수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대기업의 인사팀 관계자는 "환율 때문에 수출 경쟁력이 떨어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늘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인력을 채용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줄이려는 이유로는 '인건비 압박'(34.0%)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정치.경제의 불확실성'(21.8%)과 '가동률 저하'(11.1%), '해고의 어려움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6.4%)도 올랐다. 특히 해고의 어려움을 토로한 응답은 대기업(12.7%)이 중소기업(3.7%)보다 9%포인트나 높았다. 경총은 대기업 노조의 강성 노동운동과 정규직 위주의 높은 임금 인상이 채용 기피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올해 신규 인력을 신입직 72.1%, 경력직 27.9%의 비율로 채용할 계획이다. 고용 형태별로는 정규직 76.2%, 비정규직 23.8%이었다. 정규직 채용 비중은 지난해 84.7%에 비해 8.5%포인트나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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