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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옥중편지’ 보낸 이유보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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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김동원씨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드루킹’ 김동원씨가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 주범인 ‘드루킹’ 김모(49ㆍ구속기소)씨가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둘러싼 의혹 수사에서 수사당국과 형사사법 절차 진행에 협조하고 그 대가로 형벌을 감면받거나 형량 조정을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협상은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아 담당 검사가 제안을 일축했다.

‘댓글수사 축소하면, 김경수 관련 진술’ 드루킹, 檢에 협상시도 #면담 요청해 ‘조속한 석방ㆍ경공모 회원 불처벌’ 요구 #거절당하자 ‘옥중편지’ 언론에 공개해 #“김경수가 ‘주범’, 매크로 작업 사전인지”

1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차 공판이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 14일 변호인을 통해 검찰에 면담을 요청해 협상 조건을 말했다.

김씨는 담당 검사에게 김 전 의원의 연루 여부에 대한 진술을 하는 대신 댓글 여론조작 수사의 폭을 줄여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이 주도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은 처벌하지 말 것과 자신을 조속히 석방해달라는 조건도 달았다.

담당 검사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김씨는 “(김경수 전 의원과의 관계를) 경찰과 언론에 알리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혐의 사실과 관련한 김 전 의원의 연관성을 언급하겠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김씨는 제안을 거절당하자 한 언론을 통해 ‘옥중편지’를 이날 공개했다. 탄원서란 이름으로 A4 용지 9장 분량의 옥중편지에는 “다른 피고인의 조사 시 모르는 검사가 들어와 ‘김경수와 관련된 진술은 빼라’고 지시했다고 들었다”며 “경찰은 믿을 수 없고 검찰은 수사를 축소하려 한다”는 주장이 포함됐다. 그러면서 김씨는 “김경수 전 의원이 매크로 댓글 작업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보고도 받았다”며 “김 전 의원에게 속았다”는 주장을 폈다. 김씨는 “검ㆍ경이 사건을 축소하고 나와 경공모에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있다”고도 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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