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경영'도 숨죽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 행사는 가급적 단출하게=기아차는 13일 과천 서울랜드 피크닉광장에서 열기로 돼 있는 뉴카렌스 신차 발표회를 내부 인사와 기자단만 참가한 가운데 조촐히 진행하기로 했다. 그동안 신차 발표회 때마다 국회의원이나 산업자원부.환경부 장관 등 정.관계와 재계 고위층 인사를 대규모로 초청한 것과 대비된다. 뉴카렌스는 기아차가 내수 판매 부진을 돌파하기 위해 공을 들여 내놓은 올해의 전략차다. 기아차는 또 다음 주말 수출 누적 600만 대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별다른 기념식 없이 내부 행사로 치를 예정이다. 기아차는 1975년 브리사 픽업 10대를 카타르에 처음 수출한 이래 올 3월 말까지 총 595만 대를 수출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말께 수출 6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

기아차는 지난해 3월 수출 500만대 기념식을 경기도 평택항에서 정의선 사장과 손학규 경기지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렀다. 기아차는 수출 물량이 100만 대씩 늘어날 때마다 보도 자료를 내고 기념식을 거행했다. 기아차 수출담당 관계자는 "600만 대 수출달성 기념식을 수출본부 내부 회의에서 간단히 보고하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이달 27일 부산 모터쇼에서 공개할 아반떼(HD) 신차 발표회를 국내영업본부 주도로 간단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현대차 그룹은 2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기로 예정된 우드로 윌슨 상 시상식을 연기해 달라고 이 재단 측에 요청했다. 검찰 수사 등으로 정 회장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비자금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오토넷은 지난달 30일 '2010년 매출 5조원 비전' 등 대규모 기업공개 행사를 하기로 했으나 상당 부분 축소해 애널리스트 초청 행사로만 대신했다.

◆ "입을 조심하라"=현대차 김동진 총괄 부회장은 11일 임직원들에게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내부 동요를 일으키거나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발언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현대차 안팎에서 온갖 루머가 난무하고 있고 경영 조직마저 흔들릴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현대차 내부에서는 "제보자가 누구라더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태진.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