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문화부 장관이 12일 정부가 추서한 금관문화훈장을 전달하고 조문하고 있다. [연합]
특히 영화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생전의 고인을 추억했다. 신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임원식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은 "감독님은 한마디로 '영원한 자유인'이었다"면서 "영화 '칭기즈칸'을 3개국 합작으로 만들려고 그렇게 애를 썼는데 결실을 거두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고응호 감독(감독협회 부이사장)도 "자나깨나 영화밖에 모르던 분"이라면서 "갑자기 자다가 일어나 편집을 하라고 호통을 치셔서 어리둥절했는데, 알고보니 직전에 꿈속에서 편집을 하고 계셨던 것"이라고 일화를 소개했다.
신필름 전속배우로 활동했던 남궁원씨는 "공대 출신으로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배우로 키워주셨다"면서 "감독님은 영화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정 보다 영화가 먼저였다"라고 말했다. 성우 출신인 영화배우 윤일봉씨는 "신 감독의 첫 연출작 '악야'에서 주인공의 목소리를 연기한 인연으로 형.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면서 "전쟁으로 영화제작 여건이 어려운데도 영화 제작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에 미치지 않고서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자매화원''해녀'등에 출연했던 최지희씨는 신 감독 부부에 대해 "신 감독님은 최 여사를 위대한 배우로 키웠고, 최 여사는 신 감독님을 위대한 감독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쉽게도 현역 영화배우.감독들의 발길은 상대적으로 뜸했다. 한덕규 감독은 "신 감독님 부부가 1978년 납북됐고 이후 미국에서 주로 활동해 현재 영화계를 이끄는 감독이나 배우들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면서 "그 점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부인 최은희씨의 조카 최정윤씨는 "2월초에도 극장에 모시고 가 영화'왕의 남자'를 함께 봤다"면서 "평소 좋아하시는 북한 냉면집에 다시 가자고 약속하셨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주정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