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같은' 박노석, 상금왕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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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어려웠던 시절, 그는 돈을 벌고 싶었다. 그의 나이 스무 살 때였다. 잡지를 뒤적이다가 '최상호'라는 이름 세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 세상엔 골프 선수란 직업도 있구나 싶었지요." 올해로 프로 데뷔 14년째를 맞는 박노석(39.대화제약). 골프를 시작한 계기가 됐던 때문인지 그는 아직도 가장 존경하는 선수를 꼽으라면 최상호(51) 프로라고 대답한다. 13일 제주 스카이힐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KPGA투어 롯데 스카이힐 오픈 출전을 위해 샷을 가다듬고 있는 그를 12일 만났다.

정확한 키가 얼마냐고 물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1m65㎝"라고 대답했다. 현재 국내 남자프로골프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가장 작은 축에 든다. 그러나 그는 27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앞세워 지난해 KPGA투어 상금 랭킹 2위에 올랐다.

"솔직히 말해 지난해엔 무척 아쉬웠습니다. 상금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도 있었는데 뒷심이 부족했지요. 그러나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올해 목표도 당연히 상금왕입니다."

상금을 성공의 척도라고 여기는 것이 이해가 갔다. 1997년에도 상금왕을 차지할 기회가 있었으나 1900여만원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2004년에도 그는 3위였다. 역시 1900만원이 모자랐다. 지난해엔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박노석은 팬이 가장 많은 선수로도 꼽힌다. 100명이 넘는 '박사모(박노석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이 그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박사모 회원 김현주씨는 "박노석 프로는 소나무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소나무처럼 언제나 변치 않고 그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박노석 인터뷰는 19일 오후 9시30분 J골프 '골프매거진 버디'에서도 볼 수 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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