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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포마상' 다 빠진 넥센 타선에 '초이스' 있었다...끝내기포 작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서울 고척 KIA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넥센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 고척=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4.19/

16일 서울 고척 KIA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넥센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 고척=양광삼 기자yang.gwangsam@jtbc.co.kr/2018.04.19/

이틀 연속 9회 승부가 갈렸다. 어제(15일)는 KIA, 오늘(16일)은 넥센이 승자였다.

넥센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7-7로 맞선 9회 말 터진 마이클 초이스의 끝내기 솔로 홈런(시즌 9호)에 힘입어 8-7로 승리하며 홈 4연패에서 벗어났다. 넥센은 지난 15일 KIA전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당시 넥센은 1-1로 맞선 9회 초 KIA 정성훈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패했다.

넥센은 0-1로 뒤진 3회 말 대거 7점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KIA 투수들이 자멸한 덕을 봤다. 넥센은 3회에만 볼넷 6개를 얻어냈다. 밀어내기 볼넷이 3차례나 나왔다.

2회까지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KIA 선발 투수 한승혁은 3회 들어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넥센 김혜성과 박동원에게 연이어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김규민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첫 실점을 내줬다. 임병욱을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했다. 1루까지 전력질주한 임병욱의 발이 조금 빨랐다. KIA는 심판합의판정까지 요청했지만 결과를 바꾸진 못했다. 이택근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한승혁은 초이스에게 볼 2개를 던진 뒤 이민우로 교체됐다. 김기태 KIA 감독은 한 박자 빠르게 투수 교체를 하며 위기를 넘기려 했다.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 한승혁이 역투하고 있다.2018.5.16/뉴스1

1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KIA 선발 한승혁이 역투하고 있다.2018.5.16/뉴스1

하지만 이 선택은 화근이 됐다. 몸이 덜 풀린채 마운드에 오르는 이민우는 볼넷 3개와 안타 2개를 허용하며 4점을 더 내줬다. 이어 등판한 심동섭이 밀어내기 볼넷을 한 개 더 내준 뒤 위기가 끝났다. 넥센은 3회에만 9명의 타자가 13번 타석에 들어서 7득점을 올렸다. KIA 투수들이 기록한 한 이닝에 볼넷 6개는 KBO리그 역대 타이 기록이다. 이 경기 전까지 한 이닝 6볼넷은 12번 있었다.

KIA는 1회 초 이명기의 3루타와 안치홍의 적시타로 선제점을 냈지만, 5회까지 넥센 선발 신재영에 꽁꽁 묶여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했다. 신재영이 내려간 6회 초 반격을 시작했다. KIA는 6회 이범호(2타점)와 이영욱(1타점)의 연속 안타로 3점을 뽑으며 4-7까지 점수차를 좁혔다. 7회에는 최형우의 적시 2루타로 한 점을 더 따라붙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이범호의 2타점 적시타로 7-7 동점을 만들었다. 이범호는 이날 4타수 2안타·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승부를 끝낸 건 넥센 4번 타자 초이스였다. 넥센은 최근 서건창, 박병호에 이어 이정후, 김하성마저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장기로 치면 차포마상을 모두 빼고 경기를 치르는 셈이다. 백업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할 선수들이 빠져 어려운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초이스가 넥센 타선의 해결사가 됐다. 초이스는 5월 7경기에서 타율 0.391(23타수 9안타) 3홈런·6타점을 기록 중이다. 9회 마지막 타석에 들어서기 전까지 안타를 한 개도 때리지 못한 초이스는 결정적인 한방으로 팀을 구했다.

경기 후 초이스는 "끝내기 상황을 맞는다면 누구나 흥분하기 마련인데 평소처럼 침착하려고 노력했다"며 "오늘 나온 홈런은 타이밍이 잘 맞아서 넘어갔다. 팀 승리를 확정짓는 홈런이라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장타력이 나오면서 주변 기대에 부응하는 거 같다. 미국에서부터 슬로 스타터였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늘 하던 대로 준비하고 있는데, 이제 슬슬 타격감이 올라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프로야구 전적(16일)

 ▶ SK 3-5 두산 ▶ KIA 7-8 넥센 ▶LG 8-7 삼성 ▶ KT 4-5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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