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일본 영화 '린다 린다 린다' 배두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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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린다 린다 린다'(감독 야마시타 노부히로)도 마찬가지다. 배경은 일본이지만 한국 관객에게도 익숙한 청춘의 낭만과 우정을 다뤘다. 한국 배우 배두나(27)가 주연을 맡았기 때문에 더욱 친숙하게 다가온다.

[사진=박종근 기자]

"야마시타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감독 봉준호)에 출연한 제 모습을 인상 깊게 봤나 봐요. 일본에 갔을 때 호텔로 직접 찾아와 출연제의를 했어요. 봉 감독도 '천재 감독이니까 꼭 출연해라'고 권유하셨죠. 일본어는 잘 못하지만 어차피 일본어가 서툰 역할이기 때문에 어렵진 않았어요."

영화에서 송이라는 교환학생으로 출연한 그는 얼떨결에 일본 여고생 밴드에 들어가 노래를 부른다. 밴드로서는 학교 축제에서 공연할 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 보컬이 없어 아무라도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송은 사흘 동안 다른 일본 여고생들과 맹연습을 하며 학창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쌓아간다.

"일본 배우들과는 실제로 밴드 연습을 같이하면서 아주 친해졌어요. 자전거도 타고 술래잡기도 하고 간식도 해먹으며 놀다 보니 진짜 학창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지요. 지금도 e-메일을 주고 받을 정도예요."

그가 부르는 노래는 1980년대 일본의 펑크록 밴드 '블루 하트'의 '린다 린다 린다' '끝나지 않는 노래' 등 세 곡. '시궁창의 쥐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어…'라는 등의 가사는 엉뚱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의미심장한 느낌을 준다.

"노래는 힘들었어요. 무대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불러야 했거든요. 기교보다는 감성으로 부르라는 감독의 말에 힘을 얻었지요.'블루 하트'는 일본인의 향수를 자극하는 그룹이래요."

영화는 일본의 평범한 시골 고교를 충실히 재현했다. 학교는 낡고 허름하지만 '세계의 무대에서 소리쳐라'는 축제의 구호는 청춘의 원대한 꿈을 잘 보여준다.

"실제 학교 다닐 때는 축제에 참가해 본 적이 없어요. 선생님도 쉬는 날이니까 집에서 공부나 하라는 식이었거든요. 영화를 찍으면서는 흥겨운 축제 분위기가 마냥 신기했어요."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아사히 신문이 '일본영화 베스트 3'에 꼽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13일부터는 서울 명동 CQN과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글=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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