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용철 기자]
주부 공인중개사로 매달 1000만원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고 있는 김명순(서울 잠실동 센츄리21월드부동산.사진 (左))씨가 내세우는 '여성 중개사의 성공학'을 정리했다. 김 사장은 중국.미국 부동산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여성에게 유리한 직업=김 사장은 "미국의 유명 공인중개사 중 여성이 적지 않다"며 "꼼꼼하고 섬세한 여성들에게 적합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용 거래를 할 때 여성의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개 집에는 주부나 어린이들이 있기 때문에 고객과 함께 매물을 둘러볼 때 협조를 잘 구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집을 고르는 데 주부의 입김이 세서 계약을 할 때 서로 말이 잘 통할 수 있다고도 했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도 남자보다는 여성이 더 빨리 알아채는 센스가 있다고 한다. 김 사장은 "남성과는 다르게 여성 공인중개사라고 하면 전문직으로 인식해 주는 분위기가 있다"며 "여성 중개인에 대한 인식이 좋다"고 말했다.
◆섣부른 창업은 금물=김 사장은 처음 자격증을 딴 뒤 1년 정도는 경험도 쌓을 겸해서 부동산중개업체에서 일을 하라고 강조했다. 부동산중개는 잘 몰라서 그렇지 기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실무 경험 없이 곧장 뛰어드는 것은 무모하다는 것이다. 중개점포를 내기 전에 제대로 된 중개업체를 골라 중개 기법을 익혀야 한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일단 위치가 좋은 부동산을 택해야 하며 면접을 볼 때 역으로 사장을 평가하라고 조언했다. "당장 출근하라"고 흔쾌히 받아들이는 경우보다는 이것저것 조건을 따지는 곳을 택하라고 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어라=김 사장의 경우 처음 자기 부동산중개업소를 낼 때 기존 유명 프랜차이즈의 브랜드로 시작했다. 인맥이 구축되지 않아 고객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선 유명 브랜드의 도움이 필요했다. 7년 여간 지역을 몇 군데 옮겼는데 그때마다 한 브랜드를 고집하지도 않았다. 그 지역에 맞는 프랜차이즈를 택해 손을 잡았다. 요즘은 온라인 쪽에 치중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부동산 매물을 검색해 찾아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관련 포털에 배너광고를 하고 매물 정보를 적극적으로 올렸다. 또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인들의 현지 부동산 관련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 지난해 베이징(北京)엔 현지 합작법인으로 사무실도 냈다. 그는 "이제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장기 두던 '복덕방'은 없어졌다"며 "변화무쌍한 시장인 만큼 발 빠르게 움직여야만 살아 남는다"고 말했다.
◆실적으로 말하는 직업=여자여서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여자 사장 밑에서 일하기 싫다'며 떠나는 남자 직원도 있었다. 심지어 여자 직원조차도 여자 상사를 무시하기도 한다. 김 사장은 이런 것을 극복하려면 "실력을 키우는 것뿐"이라고 했다. 탄탄한 인맥과 월등한 중개실적으로 실력을 보이면 누구나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를 위해 그는 여러 사람을 만나 인맥을 키우는 한편 시청 민원상담실, 소비자보호원 등에서 임대차 관련 상담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렇게 인연을 맺어 두면 고객이 되어 다시 찾아온다고 한다. 김 사장은 기왕 이 일에 뛰어들 생각이라면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고 했다. 어느 분야보다 '경험이 자산'인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개 업무를 하면서 방송통신대.사이버대학 등에서 법학.경제학 공부를 하면 이론 무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필규 기자 <phil9@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중개인으로 성공하려면
① 여러 단체.모임에 다니며 인맥을 넓혀라
②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라
③ 부동산 포털이나 카페 등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라
④ '노후대비용'이란 안이한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일해라
⑤ 주부들에게 필요한 부동산 정보를 많이 수집해 둬라
⑥ 봉사활동도 많이해 좋은 인상을 남겨라
⑦ 법학.경제학 등 전문지식을 쌓는 데도 게을리 하지 마라
⑧ 1년 정도는 업소에서 현장경험을 쌓아라
⑨ 경험을 쌓으려면 잘 되는 업소에서 배워라
⑩ 가능한 빨리 시작하라. 중개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