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인들의 '도전' - 미국인 어머니 둔 김요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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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말 잘해요?"

김요셉(45.사진) 목사는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요즘도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그때마다 그는 "아저씨도 한국말 잘하시네요"라고 가볍게 대꾸한다. 김장환(72.극동방송 사장) 목사와 미국인 트루디 김(68) 사이에서 태어난 김 목사도 어린 시절엔 여느 혼혈인처럼 '튀기''양키'라는 놀림에 시달렸다. 초등학교 땐 '뺑코' 대신 납작코가 되기 위해 온돌방에 코를 박고 엎드려 자기도 했다. '혼혈도 아름답다'는 것을 그에게 깨우쳐준 건 어머니였다. 4학년 때 도시락으로 밥 대신 샌드위치를 싸갔다가 놀림을 당해 울었다고 한다. 당시 어머니는 "너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다"며 토닥였다. 이 가르침 덕에 그는 미국에서 대학원을 마친 뒤에도 한국 국적을 버리지 않고 고향인 수원으로 돌아왔다.

김 목사는 1994년 아버지와 함께 수원에 중앙기독초등학교를 세웠다. 전교생 1000여 명 중 50여 명이 장애학생인 이 학교에서는 장애아와 비장애아가 섞여서 통합교육을 받는다. "혼혈이든 장애든, 구별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이 녹아있는 학교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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