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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포 다 떼라니… " 울산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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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프로축구 구단으로서는 보유 선수의 대표팀 발탁이 양날의 칼이다.

우선 좋은 점 하나. 선수들의 몸값이 올라간다. 선수들을 비싸게 팔아 짭짤한 이익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내키지 않는 측면도 있다. 대표 차출은 K-리그에서 성적을 올리는 데는 독약과도 같기 때문이다.

지금 K-리그의 순위 경쟁은 '깔딱고개'를 막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승점7 차로 성남 일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에는 3라운드 막판 승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플레이오프가 없기에 뒤를 돌아볼 여유도 없다. 울산에는 '영업 이익'보다 '당장의 성적'이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팀을 이끄는 주전 7명이 청소년.올림픽.국가대표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울산 공격의 핵인 최성국은 3개 대표팀에 모두 차출됐다. 최성국은 9월 중순 시작되는 올림픽팀 친선경기부터 12월에 끝나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까지 두루 참가하기 때문에 시즌 중 울산으로 돌아올 틈이 없다.

뿐만 아니다. 이천수의 빈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정경호도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됐고, 공격형 미드필더 김정우는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 모두 선발됐다.

도도-루시오-발라웅 등 '삼바 트리오'가 있다지만 도도를 빼곤 기복이 심해 믿고 맡기기 힘든 상황이다. 이래저래 김정남 감독의 마음은 무겁기 짝이 없다.

반면 울산과 우승을 다투는 성남은 느긋한 표정이다. '전천후 폭격기' 김도훈과 '총알 탄 사나이' 김대의가 차출되긴 했지만 '우승 청부업자' 샤샤, '그라운드의 여우' 신태용, 최근 귀화한 '그라운드의 악동' 이성남 등 핵심 전력이 오롯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울산의 재앙에 성남은 표정 관리'라는 말이 나온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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