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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김정은에 ‘위원장’ 호칭 처음 썼는데…“은 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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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만족한 합의'를 했다고 노동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8일(현지 시간) 평양으로 향한 전용기 안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처음으로 ‘위원장(Chariman)’이라는 호칭을 썼다. 그런데 성(姓)을 착각한 듯 ‘김 위원장’이 아닌 ‘은 위원장’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자신의 재방북 배경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은(Un) 위원장’의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들에 대한 윤곽을 잡아왔다”며 “오늘 두 지도자 간의 성공적인 회담 개최를 위한 틀을 잡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시대 정부 관리들의 말실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며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일하면서 북한 문제를 광범위하게 다뤘던 폼페이오 장관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놀랍다”고 전했다.

실제 폼페이오의 위원장 호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로는 처음이다. 북한에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통령’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는 등 북-미 회담을 앞둔 양국이 정상의 ‘호칭 정리’에 들어갔다.

미국 정부는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에게 ‘위원장’이란 호칭을 사용한 적이 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김정일에게 보낸 친서 서두에 ‘친애하는 위원장 선생(Dear Mr. Chairman)’이라고 쓰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언급할 때 이름만 언급하거나 ‘북한 지도자(leader)’라고 표현해 왔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9일 ‘화석처럼 굳어진 냉전의식의 발로’란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으로 칭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미치광이’ ‘트럼프패거리’ 등으로 표현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초 북한과의 회담을 수락한 이후엔 그를 ‘집권자’라고 호칭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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