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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박창진 동료들, 땅콩 회항 당시 허위진술했다더라 그래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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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 간담회에 참석한 서지현 검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 간담회에 참석한 서지현 검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45·사법연수원 33기) 창원지검 검사가 검찰 성추행 진상조사단의 문제점에 대해 언급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버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서 검사는 1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에서 검찰 성차별과 조직문화 개선 방안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서 검사는 지난달 26일 검찰이 발표한 중간 수사 결과에 대해 “수사 의지, 능력, 공정성 없는 부실수사”라며 “심지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사단이 “서 검사 본인이 사건 당해와 지난해에도 사건화를 원치 않는다고 밝혀 진행하지 못했다”고 밝힌 데 대해 “허위사실이며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반박했다. 서 검사는 “이 말이 제게는 ‘우리는 지금까지도 아무렇지 않게 너를 음해하고 있다. 절대 검찰로 돌아오지 말라’는 메시지로 들린다”고 했다.

노동자의 날인 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에서 열린 '범죄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 및 재벌체제 청산 결의대회'에서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행위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노동자의 날인 1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에서 열린 '범죄 총수일가 경영권 박탈 및 재벌체제 청산 결의대회'에서 박창진 대한항공 전 사무장이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행위를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서 검사 측은 폭로 이후 발생한 2차 가해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를 법무부·검찰·조사단에 수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서 검사는 “2차 가해가 두려워서 나오지 못하는 피해자가 너무나 많다. 검찰이 2차 가해자들을 제대로 수사해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5~6번 요청했는데 묵살당했다”고 했다.

서 검사는 “저는 개인적인 한풀이를 하는 게 아니다. 저 자신을 위해서라면 조용히 사는 게 행복한 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어느 한 가해자나 피해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저는 검찰 조직을 사랑하고, 검찰이 진정으로 국민에게 신뢰받고 사랑받으려면 잘못된 성폭력 사건처리 관행 및 공정성이 결여된 사무감사와 인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회적 자살행위를 감행했다. 그러나 검찰은 국민과 검사들의 신뢰를 회복할 기회를 스스로 놓쳤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추행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버티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서 검사는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조현아씨 문제를 제기했을 때 동료들은 오히려 허위진술을 했다더라. 그래도 그분이 진실을 말하고, 조직 내에서 버티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지금은 ‘1000명의 박창진’이 지금 나왔다”며 “저도 힘을 내서 진실을 이야기하고, 버티고 있으면 내부의 공포에 질린 이들도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는 서 검사와 소송 대리인단을 포함해 민주당 김상희·유승희·유은혜·남인순·권미혁·박경미·정춘숙 의원과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이 참석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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