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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아빠’ 김영오, 김성태 단식에 “당신과 한국당은 조롱하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3일 오후 특검도입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왼쪽)가 3일 오후 특검도입을 요구하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김성태 원내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 동안 단식 농성을 했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50)씨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지난 3일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한 김성태(60)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씨는 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성태 의원님께’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전날 김 원내대표는 “공개된 장소에서 하는 노숙 단식투쟁은 실내에서 하는 것보다 5배나 힘들다. 그만큼 우리는 절박한 상황이고 몸을 축내면서 하는 건데 이걸 (사람들이) 희화화하고 조롱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5일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올린 글. [사진 김영오씨 페이스북]

5일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올린 글. [사진 김영오씨 페이스북]

이에 대해 김씨는 “국회라는 비공개적인 공간에서 고작 3일 단식했는데 그 정도 각오하지 않고 나라를 위해서 단식하겠다 시작했냐”며 “절박한 상황에서 조롱당하는 일이 힘들다 했는데 저를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들은 자식을 잃은 비통함과 억울함 가운데 온갖 모욕과 비난 죽은 아이들을 조롱하는 바로 김성태 의원님과 그 지지하는 세력들을 4년간 참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두려워 세월호 진상규명은 하나하나 방해를 하시면서 드루킹은 이렇게 단식까지 하시면서 절박함을 얘기하십니까”라며 “제가 단식할 때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것 같던 김성태 의원님 자식을 잃은 부모와 정치인 어느 쪽의 심정이 더 절박할 것 같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김씨는 “46일 단식을 한 사람으로서 인간적으로 단식하는 사람을 조롱하고 싶지 않지만 세월호를 방해한 당신과 자유한국당은 비난하고 조롱하고 싶다”며 “46일 단식을 마치고 병원에 갔더니 10일을 전후로 단식한 사람들의 데이터는 있어도 46일 단식한 사람의 데이터가 없어 회복하는데 의사들조차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제는 저로 인해 하나의 데이터가 생겼으니 걱정 마시고 단식으로 인한 몸의 변화, 단식 후 회복까지 제가 카운셀러가 되어드리겠다”고 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김씨가 글을 올린 후인 이날 오후 국회에서 30대 남성에게 턱을 가격당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팔에 붕대를 감고 있던 김씨는 김 원내대표에게 악수를 청하는 척하다가 갑자기 얼굴을 가격했다. 폭행을 당해 쓰러졌던 김 원내대표는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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