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이란 핵 합의 수정해도 김정은에 영향 안줘”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우리가 이란 핵 합의를 수정할 수 없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를 철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방문해 "이란, 중동 지배하려는 야망" #"김정은,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합의 원한다" #로하니 이란 대통령 "핵 합의 결코 협상 못해" #영국·프랑스·독일 정상 막바지 설득작업 나서

취임 후 첫 중동 순방에 나선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이란이 2015년 핵 합의 이후에도 “더 나쁘게 행동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중동을 지배하려는 이란의 야망이 여전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폼페이오는 첫 방문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현행 핵합의로는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지 못한다"면서 "우리는 유럽 동맹국과 이를 고치려고 작업 중이지만 결국 합의하지 못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는 이란 핵 합의가 파기될 경우 임박한 북핵 협상을 꼬이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북한은 (이란과 달리)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합의를 원한다”면서 이를 일축했다. 그는 “김정은이 ‘세상에, 합의를 파기하네. 미국과 대화 못하겠다’ 이럴 것 같진 않다”면서 “그(김정은)에겐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부활절 주말(3월31일~4월1일)에 극비 방북했던 폼페이오는 예정에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백악관=연합뉴스]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백악관=연합뉴스]

이에 따라 다음달 12일이 ‘데드라인’인 이란 핵 합의가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버락 오바마 전임 정부 시절 이뤄진 이란 핵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합의” “미친 짓” 등으로 부르며 이때까지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간 유예했던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킬 거라고 경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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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란은 어떤 수정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핵 합의 또는 그것을 구실로 한 다른 어떤 문제도 결코 협상할 수 없다"면서 "이란은 (핵 합의의) 약속을 넘어서 가하려는 어떠한 제한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앞서 영국·프랑스·독일 3국 정상은 통화 회담을 통해 이란 핵합의가 이란이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하는 최상의 방법이라는 데 동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의견을 반영해 탄도미사일, 일몰조항, 이란의 불안 야기 행위 등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도록 이란 설득에 나서기로 했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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