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정상회담 다음날 KADIZ 무단진입 왜 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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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진입한 중국 군용기로 주정되는 Y-9JB. 수송기로 제작한 Y-9을 전자전기와 정찰기로 개조한 기종이다. [사진 Want China Times]

지난 29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진입한 중국 군용기로 주정되는 Y-9JB. 수송기로 제작한 Y-9을 전자전기와 정찰기로 개조한 기종이다. [사진 Want China Times]

중국 군용기가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다음 날인 지난 2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으로 진입했다.

2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Y-9 정찰기로 추정되는 중국군 군용기가 지난 28일 오전 10시 44분쯤 이어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진입했다.
방공식별구역은 다른 나라 항공기의 영공 침범에 대비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선(線)이다. 국제법상 영공은 아니지만 이 구역에 진입할 때는 당사국에 미리 알리는 게 관례다.

[그래픽] 중국 군용기 1대 KADIZ 진입, 포항 동남방 근접비행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중국군의 정찰기로 추정되는 군용기 1대가 2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진입해 약 4시간가량 포항 동남방에서 울릉도 쪽으로 비행한 후 다시 남하해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yoon2@yna.co.kr (끝)

[그래픽] 중국 군용기 1대 KADIZ 진입, 포항 동남방 근접비행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중국군의 정찰기로 추정되는 군용기 1대가 28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진입해 약 4시간가량 포항 동남방에서 울릉도 쪽으로 비행한 후 다시 남하해 이탈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yoon2@yna.co.kr (끝)

사전 통보 없이 KADIZ로 들어온 중국 군용기는 포항 동남방에서 북쪽으로 해안선을 따라 강릉 동쪽 약 74㎞ 상공까지 이동한 뒤 기수를 되돌려 오후 2시 33분쯤 KADIZ를 이탈했다. KADIZ 안 비행시간은 3시간 49분이었다.

국방부는 주한 중국대사관 국방무관을 조치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했다. 지난 2월 27일에도 중국의 Y-9 정찰기로 추정되는 군용기 1대가 KADIZ에 무단진입한 뒤 이날과 비슷한 경로를 따라 비행했다.

중국군은 중국 공산당이 철저히 통제한다. 지난 28일 KADIZ 무단진입은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중국이 대외에 의사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자는 데 합의했다"며 "중국은 평화협정에서 자신을 빼지 말라는 뜻을 전달하면서 한반도 문제 논의 과정에서 지분권을 주장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작업에서 주도권을 잃고 있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ㆍ북ㆍ미 정상회담이 예정되면서 중국이 소외될 수 있는 형국이다. 그래서 지난달 북·중 정상회담 직후 한국을 방문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은 북한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남ㆍ북ㆍ미ㆍ중 네 나라 협의체를 제안했다고 홍콩 언론이 최근 보도했다.

김형철 전 공사교장(예비역 공군 중장)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서해에 이어 동해로 영향력을 뻗으려는 의도"라면서 "한·미 연합훈련의 정보도 염탐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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