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확장실업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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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통계청은 매달 나라 전체의 고용률과 실업률 등을 담은 고용동향을 발표합니다. 4월 발표한 ‘2018년 3월 고용동향’에 새로운 용어가 하나 등장했습니다. 바로 ‘확장실업률’입니다. 전혀 없던 개념은 아닙니다. 2015년부터 발표해온 ‘고용보조지표3’을 확장실업률로 명명한 겁니다.

알바생·공시생 포함한 체감 실업률 #통계청, 3월부터 공식적으로 사용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 상태

실업률과 확장실업률은 어떻게 다를까요.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 중 실업자의 비중입니다. 통계청뿐만 아니라 주요국은 실업률 집계 때 국제노동기구(ILO)의 정의를 따릅니다. ILO는 ①지난 1주일 동안 일을 하지 않았고(Without work) ②일이 주어지면 일을 할 수 있고(Availability for work) ③지난 4주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수행(Seeking work)한 사람을 실업자로 봅니다.

꽤 구체적인 듯하지만 ‘사실상 실업’인데 실업률 통계에선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컨대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면서 하루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는 A씨는 실업자가 아닙니다. 일자리의 질을 떠나 수입을 목적으로 주당 1시간 이상 근로하면 취업자로 간주하는 집계 방식 때문이죠.

이런 괴리를 줄이기 위한 계산법이 확장실업률입니다. 일단 A씨와 같은 ‘시간 관련 추가취업가능자(근로 시간이 주당 36시간 이하이면서 추가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를 실업자로 봅니다. 구직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한 ‘잠재경제활동인구’도 계산에 넣습니다. 대표적으로 원서를 내지 않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 여기에 포함되죠.

이렇게 하면 수치가 어떻게 달라질까요? 지난달 공식 실업률 4.5%였습니다. 확장실업률은 약 3배가량 높은 12.2%였습니다. 청년(15~29세) 실업률 역시 11.6%였지만 확장실업률로 계산하면 24%에 달합니다. 청년 4명 중 한 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죠.

정부는 여전히 확장실업률이 공식 통계는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얼마 전까지 ‘보조지표’라 불렀던 이유죠.

그러나 공식 실업률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학계와 언론은 이미 확장실업률을 실질실업률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세종=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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