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 -0.8%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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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이 올 상반기에 0.8% 줄어들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하반기(-8.6%) 이후 4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 잠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1백51조7천3백38억원으로 1년 전보다 3.6% 증가했으나 물가상승 등을 감안한 실질 GNI는 0.2%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1.8%가 감소했던 1분기를 포함한 올 상반기의 실질 GNI는 1년 전에 비해 0.8% 줄어든 셈이다.

2분기 중 실질 GNI 증가율은 여전히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1.9%)에 훨씬 못미쳤다. 지난해 2분기 이후 5분기째다.

실질 GNI가 실질 GDP를 밑도는 것은 교역조건이 여전히 나빠져 국민이 실제로 물건을 살 여력(실질 구매력)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숫자로 나타나는 경제성장률에 비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그만큼 좋지 않다는 얘기다.

2분기 중 교역조건은 전 분기에 비해 다소 개선됐으나 반도체 IT제품의 수출가격은 떨어지고 원유 등의 수입가격은 오름세를 보여 채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중 총 저축률은 29.1%로 1년 전 보다 0.3%포인트가 높아졌지만 이는 소득이 늘어나서라기보다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국민들이 지갑을 꼭꼭 닫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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